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왼쪽) 등 주요 병원장들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생들이 의사국가고시에 응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 윤동섭 연세대학교 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학교 의료원장,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장.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치르지 않은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들이 내년 시행 예정인 필기시험에 응시 원서를 접수·완료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 국시 실기시험 응시대상자인 3172명을 넘어선 3196명이 내년 1월 7일 시행 예정인 필기시험에 응시원서를 접수했다.

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은 실기시험을 치르고 나서 필기시험을 치른다. 각각 별개의 시험으로 시행되며 모두 합격해야만 의사면허를 받을 수 있다.

9월 8일부터 시작된 실기시험의 경우 응시대상자 3172명의 14%인 436명만 접수한 상태에서 지난 9월 6일 신청 기한이 마감됐다. 필기시험 접수는 이달 6일부터 접수를 시작해 13일 마감됐다.

앞서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반발해 의사 국시를 거부했다. 이들은 지난 9월 4일 대한의사협회와 정부, 여당이 문제가 된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합의한 후에도 국시 거부 의사를 철회하지 않다가 같은 달 24일 국시에 응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주요 대학병원장도 나서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의 국가고시 응시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하지만 여론이 좋지 않은 데다 정부 역시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재응시 기회를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필기시험 응시 접수 완료를 두고 의료계는 이들이 국시를 치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희철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은 "코로나19와 같은 사태때 실기시험이 2700여명의 인력이 배출이 되지 않는다면, 국민 건강을 크게 위협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 "의대생들이 적극적으로 개별적 의사국시 응시 의사를 표명한 만큼 정부도 국시문제에 대한 전향적 해결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