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89세 골수암 환자… "항암치료에도 면역력 충분했을 것"

의료진이 혈액 샘플을 분석하고 있는 모습.

세계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재감염된 후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회복환자에게 생긴 항체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CNN은 학술지 ‘임상 감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된 논문을 인용해 골수암을 앓고 있던 89세 네덜란드 여성이 코로나19에 두 차례 감염된 뒤 숨졌다고 13일(현지시각) 전했다. 재감염 사망 사례가 보고된 건 세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이 여성은 최초 확진을 받고 입원한 지 5일만에 증상이 호전돼 퇴원했다. 50일 후 골수암 항암치료를 받던 중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 다시 검사했고 결국 두 번째로 확진됐다. 첫 확진 때보다 증상이 악화됐고 결국 확진 2주만에 숨졌다.

논문에서 연구진은 두 번의 진단 검사에서 서로 유전적 구성이 다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점을 들어 첫 감염이 지속된 게 아니라 재감염된 것이라고 봤다.

CNN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면역과 항체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번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되면 몸속에 면역과 항체가 생기고 이것이 지속돼 재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그간의 학계 의견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알려진 사망 위험인자인 고령과 기저질환과 함께 이 여성이 항암치료를 받다가 면역력이 떨어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연구진은 "여성이 받은 항암치료는 생명을 위협할 만한 (면역 저하를 일으킬) 수준은 아니다"라며 "항암치료 후에도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은 충분했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 학술지 ‘랜싯’에 따르면 생존자를 포함한 전세계 재감염 사례는 전날 미국의 25세 남성을 포함해 4건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