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IT 인프라 사업부 떼어내 클라우드 사업 키워
MS, 中 챗봇 사업 독립 회사로… '샤오이스' 혁신 가속
SAP "퀄트릭스 분사 통해 자율적으로 잠재력 키울 것"

IBM은 지난 8일(현지시각) 내년 말까지 연 매출 190억달러(약 21조8530억원)의 IT 인프라 서비스 사업부를 분사한다고 발표했다. 회사측은 이번 조치가 클라우드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사될 기업은 9만명의 직원과 115개국 4600개 고객사를 갖게 된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1990년대에 네트워킹, 2000년대에 PC, 약 5년 전 반도체에서 철수했다"면서 IT 인프라 서비스 사업부의 분사를 109년 역사의 기업 비즈니스 모델에서 ‘중요한 변화’라고 표현했다.

IBM, 마이크로소프트(MS), SAP 등 글로벌 IT 공룡들이 ‘기업 쪼개기’에 나서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사업을 독립시켜 성장과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IBM 데이터센터 내부 전경.

◇ 키울 사업·기업 분리시켜 성장 박차

MS는 중국 챗봇 사업을 독립 회사로 분사시킬 것이라고 올 7월 IT전문매체 지디넷이 보도했다. MS는 분사에 대해 "샤오이스(Xiaoice) 제품군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샤오이스는 2014년 중국에 출시된 후 5억명 이상(2018년 기준)의 사용자를 확보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이다. MS는 샤오이스로 인간과 같은 구두 대화 능력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는 2018년 80억달러(9조1960억원)를 주고 인수한 경험 데이터 분석 기업 퀄트릭스의 분사 및 기업공개(IPO) 추진 계획을 올 7월 발표했다. 퀄트릭스는 고객으로부터 실시간 피드백을 수집, 기업의 제품·서비스가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분석해준다.

크리스천 클레인 SAP CEO는 퀄트릭스의 분사를 ‘윈윈 상황’이라고 표현하면서, 퀄트릭스가 더욱 자율적으로 잠재력을 키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 델, VM웨어 분사 검토… 웨스턴디지털, 조직 재편 추진

델은 올 7월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하기 위해 2016년 지분 81%를 보유한 VM웨어의 분사를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팻 겔싱어 VM웨어 CEO는 지난달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델이 VM웨어를 분사하면 다른 하드웨어 제조사와 협력할 수 있는 유연성이 생길 것"이라면서 VM웨어의 서버용 가상화 소프트웨어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도체 기업 웨스턴디지털(WDC)은 지난달 플래시와 하드디스크(HDD) 사업을 별도 사업부로 나누는 조직 재편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투자은행 베어드의 트리스탄 제라 애널리스트는 "사업 재편이 장기적으로 두개의 사업부로 공식적으로 나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면서 "자본 지출과 중국과의 경쟁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 HDD 사업에 더 집중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