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1' 10대 키워드 'COWBOY HERO' 발표
롤러코스터 타듯 소비 즐기는 '자본주의 키즈'에 주목

"코로나19 사태가 바꾼 건 트렌드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코로나 시대의 트렌드 키워드로 '브이노믹스'(V-nomics)를 꼽았다. 바이러스(Virus)의 첫 영문자 '브이'에서 시작한 단어로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그리고 바꾸게 될 경제를 뜻한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김 교수는 13일 온라인으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0'(미래의창)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브이로믹스는 코로나 사태를 염두에 두고 기획한 키워드"라며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케이(K)자형 양극화를 그리는 가운데, 업종별로 V, U, W, S, 역V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 진단했다.

예컨대 코로나 특수 업종인 국내 여행과 화상 회의, 홈웨어 시장은 역V자 형을 그리고, 기존 트렌드와 부합하는 온라인 쇼핑과 캠핑, 호캉스 등은 코로나 이후에도 성장하는 S자형을 그리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 교수는 이 시기, 기업들은 유연한 사고로 방향을 선회하는 ‘피보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브이노믹스를 이끌 소비층으로는 MZ세대에 주목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는 밀레니얼과 Z세대를 아우른 세대다. 김 교수는 이들을 '자본주의 키즈'라 부르며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는 이들이 롤러코스터 타듯 삶을 즐기며 유행을 선도하고, 브랜드의 흥망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언택트(비대면) 시대에도 중요한 건 사람이다. 최근 MBTI나 꼰대 테스트 등이 유행하는 건 다원화한 현대 사회에서 ‘진짜 자아를 찾으려는 욕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2020년 키워드로 ‘멀티 페르소나’를 꼽았는데, 실제로 부캐(부캐릭터)에 열광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앞서 데이터에 입각한 큐레이션 전략이 주목됐다면, 내년에는 성격(성향)을 반영한 큐레이션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했다.

또 김 교수는 "언택트 시대에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며 "진실의 순간을 만드는 힘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트렌드코리아 2021'이 제안한 내년 10대 키워드는 ▲'브이노믹스(Coming of V-nomics)' ▲집이 다양한 기능을 하게 되는 '레이어드 홈(Omni-layered Homes)'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는 새로운 소비자 '자본주의 키즈(We Are the Money-friendly Generation)' ▲축을 옮겨가며 전환하는 '거침없이 피보팅(Best We Pivot)' ▲롤러코스터 타듯 삶을 즐기는 '롤코라이프(On This Rollercoaster Life)' ▲운동이 일상이 되는 '#오하운, 오늘하루운동(Your Daily Sporty Life)' ▲중고시장의 성장에 주목한 'N차 신상(Heading to the Resell Fever)' ▲고객경험 관리로 세계관을 확대하는 'CX 유니버스(Everyone Matters in the CX Universe)' ▲자아를 찾는 소비 행태인 '레이블링 게임‘(Real Me’: Searching for My Real Label)' ▲언택트 기술을 보완하는 '휴먼터치(‘Ontact’, ‘Untact’ with a Human Touch)' 등이다.

이 10가지 키워드를 합쳐 만든 내년을 표현하는 단어는 '카우보이 히어로(COWBOY HERO)'다. 백신(Vaccine)의 기원이 된 소(Vacca)의 해, 날뛰는 소를 길들이는 카우보이처럼 시의적절한 전략으로 위기를 헤쳐나가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김 교수는 "브이노믹스 외에 나머지 키워드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아니었더라도 나타났던 경향들"이라며 "트렌드의 속도가 빨라진 것이지 없던 트렌드가 생겨난 것은 아니다. 강해지는 트렌드는 더욱 강해지고, 약해지는 것은 더 약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