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 코로나19 기간 방역·위생 관리수칙 강화에 따른 인플루엔자 유행 변화 규명
'1,000 방문 당 발생자수' 비율 지표도 42% 감소
예방 접종에 더해 생활 속 방역수칙 지킨다면 인플루엔자 유행 크게 억제할 수 있을 것

서울 구로구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강화와 위생관리로 독감 등 호흡기 유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감염내과 김홍빈 교수·소아청소년과 이현주 교수·임상예방의학센터 이희영 교수)은 코로나19에 대응해 방역·위생관리가 강화된 결과, 지난 인플루엔자 유행이 조기 종식되고 발생 규모도 크게 줄었다고 발표했다.

일반인들이 '독감'으로 알고 있는 인플루엔자는 심한 기침, 인후통, 고열 등 전신에 이상을 일으키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전염성이 강한 데다가 호흡기 합병증이나 기저 심폐질환을 악화시켜 매년 2000명을 전후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다.

현재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백신만으론 바이러스를 완벽히 막을 수 없으며 피접종자 연령이 높아질수록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마스크 착용, 올바른 손 씻기 등 바이러스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생활 방역이 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활동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입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코로나19에 대응해 전 국가적으로 방역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는 상황에 주목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인플루엔자 유행 양상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방역과 위생관리 강화가 전염병 유행 억제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질병관리본부 표본 감시 자료를 활용해 코로나19 기간 인플루엔자 환자 규모와 발생 기간을 비롯한 인플루엔자 A, B 발생 비중 등 유행 특성을 다각도에서 분석, 지난 3년 동일 기간과 비교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조사했다.

연구 결과 2019·2020년 인플루엔자 유행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20주간 지속돼 지난 유행 대비 6~12주 짧아졌다. 또 코로나19 최초 환자 발생 후 인플루엔자 입원 환자는 3232명으로 2017·2018년 6841명과 비교해 52.7% 감소했다. 방역과 위생관리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는 161명의 입원 환자가 발생해 지난 2년 동기간 대비 최대 96.2%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환자 감소는 인플루엔자뿐만 아니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 등 질병관리본부에서 감시하는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에서도 나타났다.

특히 '환자 1000 방문 당 인플루엔자 발생자수 최댓값'이 코로나19 기간에는 49.8명으로 기존 71.9~86.2명에 비해 최대 42%가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환자들이 단순히 병원 방문을 꺼려서 나타난 통계적 착시로 보기 어려우며, 실제 유의미한 환자 감소가 있었음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아울러 전체 인플루엔자 환자 중 B형 인플루엔자 환자 비중은 4%대로, 26.6%부터 54.9%에 이르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양상을 보였다.

연구 제 1저자인 이현주 교수는 "개인위생 수칙을 비롯한 공중보건학적 전략들이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방역 활동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규모를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김홍빈 교수도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를 방어하는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바이러스를 완벽히 차단할 수는 없다"며 "코로나19 시대에 강화된 위생 관리 및 공중보건 차원의 대응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면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전염성 호흡기 질환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