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여러 인사들이 '교체'하려는 압박 했다" 주장

지난 추석 당시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게시해 논란이 된 김소연(39) 변호사가 9일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을 자진 사퇴했다. 김 위원장은 "당 내에서 자신을 교체하라는 압박이 있었다"고 했다.

김소연 변호사가 지난 추석 때 지역구에 건 '달님은 영창으로' 현수막.

김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당내의 여러 인사들, 당 밖의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같은 자들과 심지어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까지도 남의 당의 당무감사까지 관여하며 저를 콕 찝어 '교체'하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우리 당은 그에 화답이라도 할 모양인 듯 비대위원이 직접 방송에 나가 '궁예'라도 된 양 저이 활동의 '의도와 의미'를 파악해보겠다고 예고했다"고 말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전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김 위원장의 현수막 논란과 관련, "어떤 의도와 의미가 있었는지 명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당무감사위원회에서 파악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전국의 원외 당협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당무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또 "부정선거 문제 제기만 해도 극우라 낙인을 찍고 음모론자로 몰고 가는 게 제1야당이 할 일인가"라고도 했다.

김 변호사는 '달님은 영창으로' 현수막에 대해 "국민의힘 공통 당협 현수막과는 별개로 제 자비를 들여서 직접 게첩한 것"이라며 "당내 인사들, 국회의원분들과 원외 위원장님들, 당원들, 그리고 국민들의 지지와 환호를 받았을 뿐, 우리당 어느 누구로부터 제지를 받거나 질문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썼다.

김 변호사는 4·15 총선 대전 유성을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37.0% 득표율로 낙선했다. 상대 후보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후보는 55.9% 득표율로 승리했다.

김소연 변호사.

'달님은 영창으로'라고 써진 현수막이 지난달 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자, 친문(親文) 성향 네티즌들은 "추잡하고 저질이다" "이러면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좋게 생각할까" 등 김 변호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문구가 국가 원수인 문 대통령을 모독하는 것이 아니냐는 취지였다. '달님'은 친문 진영에서 문 대통령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자 김 변호사는 당시 페이스북에서 "따뜻한 개천에서 가재, 붕어, 개구리도 한가위 달님 바라보면서 저절로 노래가 나오는, 마음만은 따뜻한 명절을 보내라는 덕담을 한 것"이라고 했다. '달님은 영창으로'는 독일에서 전래된 자장과 '잘자라 우리 아가'에 등장하는 가사다. 가사 속 '영창(映窓)은 한옥에서 방을 밝게 하기 위해 방과 마루 사이에 내는 두 쪽 미닫이문, 즉 창문이다. 군대에서 규율을 어긴 군인을 가두는 장소인 영창(營倉)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재, 붕어, 개구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2년 트위터에서 "모두가 용이 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예쁘고 따뜻한 개천을 만드는 데 힘을 쏟자"고 한 데서 따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