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이스타젯 보잉 737 여객기
이스타항공이 378억원 지급보증해 임차
3차례 운항 후 태국 파타야에 6개월째 방치
월 임대료 29만달러(약 3억 3000만원)

경영악화로 지난달 초 전체 직원 1136명 중 605명을 정리해고한 이스타항공이 지난해 약 378억원을 지급보증해 임차한 타이이스타젯 여객기가 태국에 8개월 넘게 방치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타이이스타젯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 서모(39)씨가 취업해 일했던 곳으로, 이스타항공의 관계사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스타항공의 창업주는 무소속 이상직 의원으로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의 대량해고·임금체불 사태를 방관했다는 비판을 받고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을 자진탈당했다.

9일 오전 강서구 이스타항공에서 관계자들이 임시 주주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타이이스타젯이 이스타항공으로부터 3100만달러(약 378억원)를 보증받아 들여온 여객기는 3차례의 운항 사실만 확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태국 현지 언론은 타이이스타젯이 곧 방콕~가오슝 등의 운항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해당 여객기는 지난해 9월 프랑스 몽펠리에 공항~태국 우타파오 공항, 지난해 12월 운항증명(AOC)을 취득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태국 우타파오 공항, 지난 1월 30일 라오스~태국 우타파오 공항을 다녀온 후 운항을 하지 않고 있다. 현재 타이이스타젯은 홈페이지 접속조차 되지 않는다. 타이이스타젯의 방콕 사무실은 사실상 폐쇄된 상태로 정상적인 운영을 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타이이스타젯이 들여온 보잉 737-800의 임대료(리스비)는 월 29만달러(약 3억 3000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 계산해도 작년 12월부터 현재까지 10개월 동안 33억원의 리스비가 비용으로 나갔다는 뜻이 된다. 운행을 재개하기 전까지 매월 3억 3000만원의 채무가 쌓인다.

지급보증은 보증받은 회사가 채무를 차질없이 이행하면 소멸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보증해 준 회사의 주채무로 바뀐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부터 직원 600여명에 대한 임금 약 250억원을 체불할 만큼 재무구조가 악화됐는데, 수백억원의 채무를 추가로 떠안을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위원장은 "타이이스타젯이 비행을 하고 있지 않아 분명히 (임대료) 체납이 됐을 것"이라며 추가 채무 부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위원장은 "회사에서는 항공기 임대사로부터 받은 문서가 있다고 하지만 명확히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또 "(회사와 타이이스타젯의 관계에 대해) 관계자들이 너무 심하게 입을 닫는다"라며 "타이이스타젯에 관여했다는 방콕지점장이 임금체불진정서를 갖고 왔길래 경위를 물어봤더니, 진정서를 찢어버리고 갔다"고 했다. 곽 의원은 "비행기가 수익도 내지 못하는데 (이스타항공이) 왜 378억원이나 되는 자금을 지급한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타이이스타젯은 지난해 문 대통령 사위 취업 특혜 의혹을 받으면서 이스타항공과 합작회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타이이스타젯은 이스타항공의 상호, 기업 로고 등을 사용하고 있고, 항공컨설팅 업체 CAPA는 타이이스타젯을 이스타항공의 자회사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던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타이이스타젯과 이스타항공은 별도의 회사'라며 '자문만 제공했다'고 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이스타항공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지난달 24일 국회 소통관으로 들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