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가 연말을 앞두고 예대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저축은행에 적용되는 예대율 규제 수준이 내년부터 110%에서 100%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예대율은 예·적금 등 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로, 이 숫자를 낮추려면 예·적금 유치가 가장 쉬운 방법이다. 이 때문에 현재 예대율이 100%가 넘는 저축은행은 예·적금 특판 상품을 검토 중이지만, 최근 공모주 청약 등으로 돈이 증시에 몰려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출 증가 속도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제기된다.
9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예대율이 적용되는 전국 69개 저축은행 중 100%를 넘어선 곳은 올해 상반기 기준 13개사로 집계됐다. 스타저축은행이 118.14%로 가장 높고, 국제저축은행(106.12%), 푸른저축은행(105.87%), OK저축은행(104.7%), 흥국저축은행(103.49%), 예가람저축은행(102.31%), 대신저축은행(102.23%), 유진저축은행(101.62%) 등도 100%를 넘겼다.
예대율이 100%에 근접한 저축은행도 상당수다. 인천저축은행은 99.94%로 100%까지 단 0.06%포인트(P)밖에 남지 않았다. 한국투자저축은행(99.78%), KB저축은행(99.19%)도 99%대를 달리고 있고, 페퍼저축은행(98.43%)과 애큐온저축은행(98.62%)도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저축은행에 대한 예대율 규제는 올해부터 시작돼 현재 110%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시중은행과 동일한 100%로 낮아진다. 이는 전체 대출금 잔액이 예·적금 등 전체 예수금 잔액을 넘어서면 안 된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4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해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예대율 10%p 초과를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했지만, 이는 코로나19 관련 지원이 있는 경우에만 해당돼 원칙적으로 연말까지 100%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근 예대율이 100%를 넘었거나 100%에 근접한 저축은행들은 규제 수준을 맞추기 위해 고민 중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평소에도 예대율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100% 아래로 낮춰야 하는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예대율을 낮추는 가장 쉬운 방법은 예수금 확대라 예·적금 특판 상품을 출시하는 등 관련 마케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OK저축은행은 지난 6일 연 1.8% 금리가 적용되는 '중도해지오케이 정기예금369'를 이달 말까지 특별판매한다고 밝혔다. 만기는 3년이지만 다음날 해지해도 중도해지 불이익이 없는 '파킹 통장'이다.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는 것도 예수금 확대 방안으로 꼽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예·적금 특별판매나 금리 인상을 실시하는 저축은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예수금을 충분히 확대하지 못할 경우 대출 영업에 힘을 뺄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대율의 분모에 해당하는 예수금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분자인 대출금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대출 가능 대상을 제한하기보단 한도를 하향조정하는 조치 등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중은행도 신(新)예대율 규제 도입을 앞둔 지난해 말 대출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가산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