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부른 '똘마니' 논쟁 확전 양상
진중권 "반민주적 폭거 사과하라"
김용민 "사과할 기회줬는데 기회를 차"
최강욱, 윤석열 겨냥 '똘마니들 규합'
손학규, 유승민계 겨냥해 "똘마니"
심상정도 천정배도 보수진영에 "똘마니
더불어민주당 김용민(초선·경기남양주병) 의원은 8일 자신을 '조국 똘마니'라고 지칭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향해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풋^^ 사과할 기회를 드렸는데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기회를 차주신다"며 "무기가 되어버린 말의 대가를 잘 치르시길 바란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은 진 전 교수가 자신을 '조국 똘마니'라고 지칭했다는 이유로 진 전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김 의원은 전날 "(진 전 교수가)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소를 취하할 의향도 있다"고 했으나, 진 전 교수는 "(김 의원이) 사과하면 소 취하를 허락할지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어제 민사소송도 하나 들어왔다. 원고가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라며 "소장을 읽어보니 황당(했다)"고 했다. 이어 "이분이 나한테 '조국 똘마니' 소리 들은 게 분하고 원통해서 지금 의정활동을 못하고 있다는 그 대목에서 뿜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6월 22일 페이스북에서 김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사상 최악의 검찰총장'이라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기사 링크를 걸고 "누가 조국 똘마니 아니랄까 봐. 사상 최악의 국회의원입니다"라고 썼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진 전 교수가 정치인을 비판하는 것은) 국민들이 정치인을 비판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고, 파장이 다르다. 그래서 이런 분들은 품격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며 "이제라도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소를 취하할 의향도 있다"고 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지난 7월 윤석열 총장이 검찰 인사를 앞두고 검사장 회의를 소집한 것을 두고 '똘마니들 규합'이라고 표현한 것을 언급하며 "'똘마니'라는 표현은 의원님이 검사장에게 써도 되지만, 일개시민이 의원님에게 쓰면 안된다"고 했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의원의 처신을 비판하며 "탄핵이 되고 정권 교체가 되니 민주당 의원이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다"며 "그것도 표현의 자유 수호에 가장 앞장섰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국회의원이"라고 했다.
◇ '똘마니' 단어는 정치권 단골메뉴
'똘마니'는 범죄 집단 따위의 조직에서 부림을 당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2017년 tvn방영돼 인기를 끈 '슬기로운 깜방생활'에서 충성을 맹세한 건달 형님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폭력배 캐릭터가 '똘마니'였다. 외모는 험상궂지만 보스의 명령이 없으면 아무 결정도 못하는 2인자를 주로 지칭한다.
김 의원이 똘마니라는 단어가 '품격이 없다'는 이유로 명예훼손 소를 제기했지만, 이 단어는 정치권에서 상대를 비하할 때 사용돼 왔다. 진 전 교수가 언급한 최강욱 대표의 사례가 대표적이고, 불과 1년여 전인 작년 10월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유승민 대표를 비판할 때 "당을 만드는 사람이 당을 깨려고만 한다"며 "똘마니를 시켜 당 대표 몰아낼 궁리만 했다"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지난 2017년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등 친박계 의원들을 겨냥해 "(자유한국당은) 8인의 똘마니들을 즉각 출당시키라"고 했다. 천정배 전 민생당 의원이 민주당 최고위원이던 지난 2010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의 새해 예산안과 쟁점법안 강행 처리를 비판하면서 "똘마니들의 충성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최강욱 대표로부터 '똘마니'라는 표현 이후, 문찬석(59·사법연수원 24기) 광주지검장은 검자장급 인사에 반발해 사표를 냈다. 문 전 지검장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추미애 법무장관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 "(저는)누구 똘마니 소리 들어가며 살아온 사람이 아니다"고 썼다. 문 전 지검장이 이 단어를 두고 누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