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015760)이 예정대로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전 측은 5일 "이날 이사회에서 베트남 붕앙-2 발전 사업에 참여하는 안건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베트남 북동부 하띤성에 1200㎿급 석탄발전소를 짓는 이 프로젝트는 총사업비 22억달러(2조6000억원) 규모로, 한전과 일본 미쓰비시가 투자하고 삼성물산(028260)과 두산중공업이 설계·조달·시공사업자로 참여한다. 한전은 지난 2009년 4월 발주처인 베트남 산업무역부와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올해 3월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베트남의 한 마을 뒤에 있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회색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축소하는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면서 해외에서는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놓고 나라 안팎에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에서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사업과 베트남 붕앙2 사업 등 예정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은 일정에 맞춰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한전이 이사회에서 사업 승인 만을 남겨놓고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전의 해외 석탄 프로젝트를 문제 삼고 있다. 네덜란드공적연금은 한전의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이 부족하다며 한전의 지분을 처분했고, 블랙록 역시 해당 사업 추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했다.

앞서 한전 해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등 4개 환경단체는 해당 사업에 투자했던 중국 중화전력공사(CLP)가 투자를 철회하고 시행사였던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도 포기했는데 한전과 국내 기업이 추진하려 한다며 비판했다. 우리 정부가 그린뉴딜에 73조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감축하겠다고 한 온실가스가 1229만t인데, 한전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추진하는 석탄발전사업으로 배출될 온실가스는 수억t에 이른다는 것이다.

낮은 경제성도 문제다. 해당 사업이 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긴 했지만 KDI는 해당 사업에서 1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