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차벽, 적절하고 효과적"
윤건영 "코로나 막은 차벽과 명박산성은 달라"

김근식 "코로나 방역 넘어선 독재 예고편"
진중권 "文 산성 쌓은거 보니 국민 오랑캐로 보이는 모양"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한병도 의원이 5일 경찰이 개천절이었던 지난 3일 서울 도심 집회를 막기 위해 경찰 버스를 동원해 광화문 일대를 봉쇄한 것에 대해 "적절하고 효과적인 대응"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은 전쟁 중이다. 한 명만 전염돼도 우리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이런 때는 조금의 위험요인이 있으면 과감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하는 것이 적절하고 시기적으로도 맞았다고 평가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 의원은 "야당에서는 '정치 방역'이라는 이야기를 꺼내는데, 야당에서 오히려 정치적 주장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그는 경찰의 대응이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한 '과잉 대응'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지금은 일반적인 상황으로 보면 안 된다. 코로나19 전까지는 공권력을 동원해서 집회를 막은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가 벌어졌을 때 당시 이명박 정부가 컨테이너를 설치했던 것을 두고 민주당이 '명박산성(이명박+산성)'이라고 비판했던 것에 대해선 "정치적 주장과 감염병 상황을 분리해야 한다"며 "많은 국민적 고통이 있는 특수한 상황이다. 전 집회와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고 했다.

광화문 광장의 모습. 위는 3일 개천절 집회 차단을 위한 경찰 버스가 있는 모습. 아래는 4일 모습. 경찰 버스는 없고 펜스만 광장 주변에 남아 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전날(4일) 페이스북에서 "평화로운 집회를 폭력적인 방식으로 차단하려 했던 '명박산성'과, 군사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평범한 일상까지 제한했던 '계엄령'의 기억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광화문 광장에 사실상 코로나 계엄령이 선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명박산성'이 막은 것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였다. 그러나 어제 설치된 광장의 차벽은 코로나 19를 막은 것이다.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야당이라면, 최소한 개천절 집회는 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과격한 지지 세력의 눈치만 볼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이낙연 대표는 "불법집회를 완벽에 가깝게 봉쇄한 경찰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했고, 김태년 원내대표는 "국민 대다수도 전날 조치(버스 차벽 등)에 찬성하고 있다. 개천절 집회 금지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생명, 안전 위한 조치여서 매우 정당했다"고 했다.

3일 오후 서울 종로1가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 부근에서 도심 집회를 시도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에 막혀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의 집회 차단 조치를 '과잉 대응'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재인산성(문재인+산성)이 코로나를 막았다는 주장이 말도 안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코로나가 광화문에만 서식하고 창궐하는 모양"이라며 "서울대공원과 관광지와 유원지는 코로나가 피해가나"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재인산성이 정당하려면 사람이 밀집한 다른 장소는 코로나 위험이 없고 광화문만 코로나가 존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방역권고를 수용해 드라이브 스루로 집회방식을 전환하고 법원의 집회허가 조건대로 철저히 방역수칙 준수하는데도 일방적으로 광화문 집회를 불허했다"며 "명박산성을 능가하는 '재인산성'과 80년대 독재의 상징인 무차별 '불심검문'까지 자행했다. 코로나 방역을 넘어선 코로나 독재의 예고편"이라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언제부터 경찰이 나서서 방역까지 떠맡는 나라가 됐나"라며 "의료·보건 방역은 오간 데 없고 정치 방역, 경찰 방역 국가가 됐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계몽군주'는 소총과 휘발유로 코로나를 방역했고, 우리 대통령은 경찰버스와 공권력 동원해 코로나 방역했다"고 했다.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해상에서 사살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과하자 "계몽군주"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촛불 시위로 집권한 정권이 코로나 방역을 앞세워 시민들의 자발적 저항을 공권력으로 방해하는 아이러니를 자행했다"며 "시민들의 성난 분노는 안으로 불타오르고 있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광화문에 나와서 대화하겠다던 대통령이 산성을 쌓은 것을 보니, 그분 눈엔 국민이 오랑캐로 보이는 모양"이라며 '차벽은 국민안전 최후의 보루'라는 여당의 주장에 "국가보안법이 국가안보의 최후의 보루였던 것과 마찬가지 이치"라고 적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는 "방역 핑계대고 정권 비판하는 세력은 법원조차도 차량 시위는 허용했는데도 시내 한복판에 계엄상태와 같은 재인산성까지 만들어 원천봉쇄하고 정말 이건 꽃놀이패가 따로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