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게 죄…예수님도 '씨를 뿌린다고 다 옥답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김근식 "김정은 잔혹함은 무시하고 계몽군주로 추켜세우는 것, 현실 왜곡"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계몽군주"라고 표현해 비판을 받은 것과 관련해 "너무 고급스러운 비유를 했다"라며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을 비판한 야권을 향해선 "2500년 전 아테네에 태어났으면 소크라테스를 고발했을 그런 사람들"이라고도 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공개된 방송인 김어준씨의 인터넷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계몽군주 때문에 되게 시끄럽더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신의 '계몽군주' 발언 논란에 대해 "배운 게 죄"라며 "계몽군주가 칭송으로 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나 보다"라고 했다.
유 이사장은 러시아 표토르 대제나 예카테리나 2세, 프로이센 프리드리히 2세 등 역사상의 계몽군주들을 언급하고 "다 독재자"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조금 인정하는 계몽군주는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라면서 "독재자였지만 교육을 중시했고 유대인들에 대해 매우 너그럽게 대했다"고 했다. 이어 "계몽군주는 과거처럼 하려니 사람들이 더 이상 참아주지 않을 것 같고,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되는 것 같으니 통치하는 제국을 조금 더 오래 잘 해먹으려고 개혁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에 대해 "독재자이고, 생물학적 운명 때문에 전제군주가 된 사람"이라며 "우리 민족에게 (김정은이 개혁 조치를)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훨씬 낫다는 취지에서 김 위원장을 고무·선동할 목적으로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계몽군주' 발언을 비판한 야권을 향해 "예수님도 '씨를 뿌린다고 다 옥답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며 "그 분이 소통 실패 때문에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또 "계몽군주 (발언) 가지고 그렇게 떠드는 분들이 어떤 사람이냐 하면, 2500년 전 아테네에 태어났으면 소크라테스를 고발했을 그런 사람들"이라고 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25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 10·4 남북공동선언 13주년 기념행사 토론회에 사회자로 참석했다. 방송 도중 북한이 통일전선부 명의로 보낸 통지문에서 김정은이 우리 공무원을 사살한 사건을 사과했다는 속보를 본 유 이사장은 "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그 이전과는 다르다"며 "제 느낌에는 계몽군주 같다"고 말했다.
야권은 이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침묵하고, 대통령의 '분신'들이 요설을 퍼뜨리고 있다"며 "우리 국민이 총살당하고 방화당한 끔찍한 사건을 얼버무리기 위해 해괴한 논리를 퍼뜨리고 있다"고 했다.
유 이시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그가 계몽군주이길 바라는 유 이사장의 기대가 지나쳐서 사실을 왜곡하고 혹세무민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라며 "김정은의 잔혹함은 애써 무시하고 사과한 것만 부각시켜 계몽군주로 추켜세우는 것이야말로, 봐야 할 것을 보지 않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현실왜곡의 극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