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황(歌皇)' 나훈아가 15년 만에 안방극장에 등장하자 시청률이 폭발했다.
1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추석 연휴 첫날 방송된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전국 시청률 29.0%를 기록해 지상파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일부 지역에선 40%에 육박하는 이례적인 수치가 나왔다. 3일 밤 10시 30분에는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의 비하인드를 담은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만의 외출'이 방송될 예정이다.
올해 일흔 네살인 나훈아는 2시간40분 동안 진행된 공연에서 지친 기색 없이 특유의 카리스마를 뽐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비대면으로 진행된 이날 무대는 서울과 제주를 비롯해 일본, 호주, 덴마크, 짐바브웨에서 사전 신청한 전세계 팬 1000여명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중계하는 방식이었다.
공연은 고향·사랑·인생을 주제로 한 3부 분량으로 구성됐다. 1부 '고향'에서 나훈아는 파도 치는 스크린 무대에 커다란 배를 몰고 나와 시대를 뛰어넘는 열창을 했다. 어린이 합창단과 '고향의 봄'을 함께 부른 데 이어 25년 전 자신의 모습을 스크린에 띄워 과거의 나훈아와 노래를 주거니 받거니 했다.
나훈아는 특유의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우리는 벨의벨꼴을 다보고 살고 있다"며 "오늘 같은 (비대면) 공연을 태어나서 처음 해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오늘 할 것은 '천지삐까리'(엄청 많다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니까 밤새도록 할 수 있다"며 넘치는 에너지를 강조했다. 이를 증명하듯 그는 찢어진 청바지와 런닝셔츠를 입고 무대를 장악했다.
이어 나훈아는 '홍시' '무시로' '잡초' '영영' '사내' 등 히트곡에 신곡을 더해 30여곡을 불렀다. 국민 노래인 '영영'을 부를 때는 1분 가까이 숨을 참고 소리를 내지르는 등 세월이 무색해지는 원기를 뽐냈다.
젊은이들에게는 친근한 어른이자 동년배에겐 함께 나이드는 친구가 된 그는 이날 남녀노소를 감동시켰다. "제가 잘 모르긴 해도 살다보니 세월은 누가 뭐라 해도 가게 되어있으니까 이왕에 가는 거 우리가 끌려가면 안 됩니다. 여러분, 날마다 똑같은 일을 하면 끌려가는 거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고 안 가본 데도 가보고, 안하던 일을 해야 세월이 늦게 갑니다. 저는 지금부터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끌고 갈테니 여러분도 같은 마음이 되어주셔야 합니다."
공연 말미 나훈아는 코로나 사태에 지친 국민들에게 위로를 건네며 힘을 내자고 독려했다. "역사책에서도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킨 겁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에서 1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