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카드 초대장 나누실 분 없나요?" "차이카드 초대장 5000원에 팝니다."

최근 재테크 커뮤니티 등에는 이런 문의가 줄을 잇는다. ‘차이(CHAI)카드’는 블록체인 기반의 선불형 체크카드라는 독특한 형태로, BC카드·블록체인 핀테크 기업 테라·차이코퍼레이션 등이 손잡고 만들었다.

일반 카드라면 연회비나 계좌개설이 요구되지만, 차이카드를 만들려면 지인이 보내는 ‘초대장’이 필요하다. 쏠쏠한 혜택을 탑재해 2030 체리피커(cherry picker·체리만 골라 먹는 사람)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카드 개설을 하려는 이들이 온라인상에서 초대장 공유를 문의하거나 심지어 돈을 주고 사고파는 현상까지 생겨났다.

차이카드.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차이카드는 시중은행 계좌에 연결해서 ‘차이머니’를 충전해 사용하는 선불형 체크카드로, 별도의 차이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하면 결제할 때마다 상시 할인을 받거나 일정액을 적립금 형태로 돌려 받을 수 있다. 특히 카드 이용 과정에서 놀이 요소를 접목한 점이 독특하다. 특정 금액 이상 결제할 때마다 ‘번개’라는 아이템이 모이는데, 앱에서 번개 아이템을 활용하면 특정 브랜드의 할인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혜택인 ‘부스트’를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차이카드로 결제 시 3000원 이상이면 번개 1개, 1만원 이상이면 번개 3개, 3만원 이상이면 번개 5개를 적립할 수 있다. 번개는 친구와 주고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모인 번개는 ‘스타벅스 30% 할인’ ‘롯데마트 25% 할인’ ‘나이키 30% 할인’ 등 할인 혜택을 일컫는 부스트를 사는 데 쓸 수 있다. 부스트의 종류는 매일 자정마다 업데이트 되고, 이를 통해 받을 수 있는 할인혜택의 통합 한도는 월 10만원이다. 부스트로 등록된 제휴 브랜드는 교보문고·CGV·CU·야놀자·마켓컬리·티몬 등 주로 젊은 층이 자주 이용하는 곳으로 구성돼 있다.

재미뿐만 아니라 실제 혜택도 쏠쏠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카드의 입소문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이 카드는 사전 예약자만 4만명에 이르렀다. 지난달 29일 기준 1만5000여명이 차이카드를 발급 받았다. 차이카드가 기반으로 하는 간편결제서비스 차이는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시작해 1년 2개월만인 지난 8월 기준 국내 가입자 201만4797명, 누적 결제액 8300억원을 달성했다.

한 온라인 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차이카드 초대장 판매·구매 글.

이 카드는 기존 카드 사용자로부터 받은 초대장이 있어야만 발급받을 수 있다. 재테크 커뮤니티 등에는 최근 ‘차이카드 초대장을 나누고 싶다’ ‘차이카드 초대장을 구한다’는 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 거래 사이트에서는 차이카드 초대장이 하나당 2000~5000원에 거래가 되기도 한다.

차이 관계자는 "카드사는 10년 전부터 천편일률적인 서비스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카드를 넘어 다음 단계에 주목한다. 차이는 카드의 디지털화와 카드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카드산업에서 혁신을 일으키려고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