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심리 상담으로 우울증 해소
의료진 트라우마 극복도

유통 업계가 코로나 블루(blue·우울증) 치료에 나섰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녀·배우자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가족의 고민을 해결하거나 의료진에게 심리 상담을 제공하는 식이다. 29일 국가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올해 1~8월 우울 상담 건수는 40만건으로 작년 한해 총 상담 건수 35만건을 뛰어넘었다.

롯데백화점의 우울증 극복 사회 공헌 프로그램 리조이스(Rejoice·크게 기뻐함)가 대표적이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최근 코로나19로 답답한 마음을 어루만지는 전문가 심리 상담을 제공했다. 온라인 예약을 통해 개인 상담, 자녀 상담, 미술 심리 상담 등을 받을 수 있으며 가격은 3만원에서 10만원 수준이다. 뇌파 테스트와 커피·원예 원데이 클래스를 제공하며 상담 수익금은 저소득층 우울증 상담 프로그램에 기부할 예정이다.

온라인에는 "자녀 교육 문제로 고민이 많아 부부 상담을 받았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앞서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 6월 임시 힐링 상담소를 열고 직원과 고객에게 심리 상담을 제공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우울감과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며 "편안하게 상담받을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누구나 친숙하게 방문할 수 있는 백화점에서 심리 상담을 준비했다"고 했다.

G마켓은 심리 치유 캠페인 ‘터치’를 통해 코로나19 의료·보건·방역 인력 30명에게 심리 상담을 제공한다. 의사나 간호사 외에도 병원·보건소·공공기관 등 현장에서 의료·보건·방역 업무를 경험한 사람은 누구나 다음 달 6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코로나19 방역 업무로 울분을 경험하고 번아웃을 호소하는 의료진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번 상담은 보건의료 시민단체(NGO) 메디피스, 긍정심리연구소 스트레스가든과 협업해 무료로 진행될 예정이다. 선정된 30명에게 개인 상담과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고려해 집단 상담을 제공할 예정이다. 바쁜 의료진의 일정을 고려해 1인당 6시간 내에서 언제든지 자유롭게 상담받을 수 있다.

G마켓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위험과 과중한 업무로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의료진에 대한 심리 방역이 절실하다고 생각해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며 "메르스 사태 때 의료진의 트라우마를 케어한 적 있는 전문기관과 함께 의료진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지난 6월 가족 클리닉 원장을 초청해 ‘내 아이를 위한 감정 코칭’ 강연을 열었다. 코로나19로 자녀와 붙어 있는 부모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올바른 감정 관리 방법을 소개했다. 본점에서는 명승권 국립암센터 교수가 올바른 생활 습관과 면역력 관리법을 소개했으며, 신세계 아카데미는 코로나19에 지친 심신을 다스리는 명상과 홈트레이닝 수업을 제공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며 코로나 블루에 이어 코로나 레드(red·화병)까지 호소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