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가 하락하면서 건설사들이 현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속속 타진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가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가 해외수주 공사실적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 지 모르는 상황이라 투자자들이 쉽게 회사채 매입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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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4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사들의 회사채는 1조1000억원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4100억원, 대림산업은 2000억원, 한화건설은 1340억원, 현대산업개발은 1650억원 등을 차환해야 한다.

건설사들은 자금 차환과 추가적인 현금 확보를 위해 채권 발행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0등급 3년물 민평금리는 올해 초 2.8%에서 최근 2.1%대로 0.7%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5년물 금리도 연초 3.3%에서 2.6%로 떨어졌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이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해외 사업장의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해외로 파견된 건설사 인력이 속속 귀국해 최소한의 인원만 해외 사업장에 체류하고 있는 데다 현지 기술자들의 인력 규모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줄이면서 건설계획 공정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설계획 공정이 연기될 경우 건설사들은 거액의 지체배상금을 내야할 수 있다.

한 증권사의 건설 애널리스트는 "해외 공사장의 지체배상금 문제가 내년부터는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그렇다고 공정 지체시 배상금이 '0원'이 될 수는 없는 일이라 투자자들도 이를 감안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택 경기도 각종 규제 여파로 둔화에 접어들 수 있어 이에 대한 위험도 회사채 투자에 반영된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 이후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 성적은 부진하다. 대우건설은 이달 10일 3년물 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100억원의 주문만 들어왔다. 900억원이 미달됐다. 당시 공모희망금리는 2.80%~3.80%로 높은 수준이었다. 대우건설은 지난 7월에도 공모채 시장에 나왔지만 목표액(1000억원)의 절반 수준인 550억원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코로나 19 이후 주요 건설업종 기업들의 공모 회사채 시장 수요예측 결과에 따르면 한화건설(A-), GS건설(A0등급), 현대산업개발(A+) 등이 채권 발행 목표액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발행물량 3000억원 가운데 무려 289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했고, GS건설은 1000억원 가운데 790억원의 미매각 물량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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