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060년 전에 탄소 중립 달성" 첫 공언
"세부내용 없지만 세계 최대 배출국 중국의 큰 진전"
트럼프 파리협약 탈퇴한 사이 기후변화 주도권 선점 나서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한 사이, 중국이 "2060년까지 탄소 중립(carbon neutrality·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을 합해 0이 되는 상태)을 달성하겠다"며 기후변화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화상으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UN) 총회 정상 연설에서 "중국은 2030년 이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은 뒤, 2060년 전에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중국이 기후변화 관련 원인 제공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보다 적극적인 정책과 조치를 취해 (파리기후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며 다른 국가들을 향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 경제의 녹색 회복(green recovery)를 추구하자"고 촉구했다.

영국의 기후변화 비영리조직 에너지 및 기후정보 유닛(Energy and Climate Intelligence Unit)의 리차드 블랙 총괄은 "세부내용이 거의 없지만 엄청난 진전으로 보인다"라며 "중국은 단순히 세계 최대 배출국에 머물지 않고 최대 에너지 금융가이자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국의 기후변화 국제 공조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이 작년 파리협약에서 탈퇴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노동자와 기업, 납세자가 지는 불공정한 경제적 부담을 진다"며 기후변화를 거짓말(hoax)라고 매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UN 총회 연설에서도 "중국의 만연한 오염을 무시한 채 환경과 관련한 미국의 우수한 기록을 무시하는 사람들은 환경에 관심이 없다"며 "그들은 오직 미국을 처벌하길 원한다. 나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의 발언으로 볼때 중국이 향후 5년 간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친환경 에너지 확산을 가속화 하는 내용을 담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몇년 간 화석연료 사용을 제한하고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번 유엔 총회는 75년 역사상 처음으로 화상으로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코로나를 '중국 바이러스(China virus)’라고 부르며 "이 전염병을 세계에 퍼뜨린 국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바로 중국"이라고 말했다. 10분 뒤 화면에 등장한 시 주석은 미국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코로나를 정치화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