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9월 말·현대百 10월 중 공채 예정… 롯데는 아직 미정
공채 돌입한 기업들, '비대면' 채용 방식 도입 잇따라

식품·유통업계가 하반기 공개채용에 돌입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취업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채용에 나선 기업들은 채용 과정에 비대면 방식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국내 취업 시장은 위축된 상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74.2%가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지난 2월 실시한 같은 조사의 응답률이 41.3%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악화됐다.

대졸 신입사원 모집을 알리는 현수막.

실제로 유통 대기업들의 하반기 공개 채용 일정이 밀리는 등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아직 하반기 채용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채용이 늦게 끝나면서 하반기 채용 일정이 밀렸다"며 "채용 계획은 있지만, 일정은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상반기 공채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서류 접수 마감 후 3개월 만에 전형을 재개했다. 이에 당초 8월 입사예정이던 합격자들은 9월부터 출근을 하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0월부터 공채를 진행한다. 9월에 공채 일정을 시작했던 예년보다 한 달 가량 늦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채용 일정을 미뤘다"며 "비대면 방식과 대면 방식을 병행해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달 말부터 공채를 진행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추석 연휴 이전에 그룹 채용 사이트를 열고 하반기 공채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채용 방식은 온라인 면접 등을 활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상반기에 매년 개최했던 대규모 채용박람회를 진행하지 않았다.

일부 식품·유통기업들은 하반기 채용을 시작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상황을 고려해 채용 과정에 비대면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CJ그룹은 주요 계열사별로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다. CJ ENM,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는 이미 서류 접수가 마감됐고, CJ대한통운은 23일, CJ올리브영, CJ올리브네트웍스는 25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상반기 코로나19 타격이 컸던 CJ푸드빌과 CJ CGV는 이번 하반기에 채용을 진행하지 않는다.

각 계열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온라인 테스트 전형과 화상 면접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채용에서도 현업 부서에서의 적응도를 판단하는 인턴십 형태의 ‘직무수행능력평가’와 직무 실무 평가인 ‘직무 Fit’ 테스트를 실시한다.

동원그룹은 지난 22일부터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시작했다. 동원산업, 동원F&B, 동원홈푸드, 동원시스템즈, 동원건설산업, 동원엔터프라이즈 등 9개 주요 계열사에서 인재를 채용한다. 채용 규모는 100여명으로, 서류접수는 다음달 12일까지다.

동원그룹은 이번 채용 전 과정에 비대면 방식을 도입했다. 필기전형에는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역량검사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평가의 공정성을 강화하고 지원자의 역량을 더욱 정확하게 평가하겠다는 구상이다. 채용 정보를 제공하는 별도 온라인 사이트도 운영한다. 모집 전형 안내영상, 선배사원들의 합격 꿀팁 영상 등을 준비했다. 또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1:1 온라인 화상 상담도 진행한다.

(위쪽부터) 동원그룹과 쿠팡의 하반기 채용 공고.

쿠팡은 지난 22일부터 내달 4일까지 신입 개발자 채용을 위한 ‘온라인 테크 캠퍼스 리크루팅’을 진행한다. 입사지원부터 면접까지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실시한다. 채용 전형은 총 두 단계로, 서류에 합격한 이들은 10월 초 온라인 코딩테스트를 거쳐 10월 중순 라이브 코딩을 포함한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합격 여부는 11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KT&G는 전년과 유사한 약 180명의 신입·경력사원을 하반기에 채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날(23일)과 25일 총 2회에 걸쳐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연다. 채용 전문 사이트 잡플렉스에서 인사 담당자가 직접 채용 과정과 직무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KT&G는 이번 채용에서 지난해 첫 도입한 AI 면접을 정례화해 운영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AI 면접 방식은 인사전문가들이 평가한 1억건 이상의 학습 사례를 기반으로 지원자의 역량과 인성을 검증해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농심그룹과 삼양그룹도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은 이번 채용 과정에 비대면 방식을 적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채용 기간이 연말까지인 만큼 코로나19 확산세를 주시하면서 도입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양사 모두 서류 접수는 오는 28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