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가 며칠 만에 “실수였다”며 뒤집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CDC의 권고문은 코로나19 관련 미국의 정책이나 방역 수칙을 바꿀 정도의 영향력이 있는 것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보다 앞서 CDC가 ‘무증상자는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했더라도 꼭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검사 지침을 개정했다가, 이 지침이 상급기관인 보건복지부에서 내려보낸 것이며 과학적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며 논란이 일자 이를 삭제하는 일도 있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CDC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권고문에서 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는 내용을 삭제했다.
CDC는 "이 권고문을 변경하자는 제안의 초안이 실수로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됐다"며 "현재 코로나바이러스의 공기 전파와 관련된 권고를 업데이트하는 중이다. 이 절차가 완료되면 업데이트된 문구가 게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CDC는 지난 18일 조용히 홈페이지의 권고문을 개정해 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고 올렸다.
당시 개정된 권고문에는 코로나19가 대체로 가까이 접촉한 사람 간에 전염된다면서도 "코로나19 감염자가 기침·재채기를 하거나 노래하고 말하고 숨 쉴 때 나오는 호흡기 비말, 또는 에어로졸 속에 있는 작은 입자를 통해서도 전염된다"고 돼 있었다.
이 권고문은 이어 이런 입자들을 코와 입, 기도, 폐를 통해 들이마시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면서 "비말이나 공기 중 입자가 공기 중에 떠돌다가 다른 사람이 이를 들이마시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의 권고치인) 6피트(약 1.8m) 이상까지 퍼진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이는 코로나바이러스가 6피트(약 1.83m)가 넘는 거리에서도 전파될 수 있고, 실내 환기가 코로나19의 전파를 막는 열쇠라고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당시 개정된 권고문은 또 무(無)증상 감염과 관련해 "일부 무증상자는 코로나바이러스를 퍼트릴 수 있을지 모른다"라고 돼 있던 내용을 "감염됐지만 증상이 없는 사람도 코로나바이러스를 타인에게 퍼트릴 수 있다"고 수정했다. 그러나 이 내용도 이날 삭제됐다.
일부 연구자들은 코로나19가 공기 중의 작은 입자들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CDC는 코로나19가 6피트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 간의 접촉 과정에서 감염자가 기침·재채기를 하거나 말할 때 나오는 호흡기 비말을 통해 주로 전염된다는 기존의 입장으로 되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