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위 추경조정소위]

與 "저가요금제 사용자는 통신비 부족"
野 "1인당 통신비 줄었어...취약계층 지원"
예결위는 오후 정회후 재개의 불투명

최인호 "추경안 내일 통과가 무조건 전제"
추석 전 집행 불발되면 野도 부담
독감 무료접종 확대로 절충할 가능성

여야가 21일 코로나 재확산 사태 대응을 위한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에 본격 돌입했지만 '만 13세 이상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사업'을 놓고 이견만 확인했다. 여야 이견에 이날 오후 정회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정소위는 회의 재개의 시간을 놓고 협의 중이다. 정치권에선 여야 이견으로 당초 예정했던 22일 국회 본회의 추경안 처리가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예결위원장인 정성호 추경예산안등조정소위원장과 국민의힘 추경호 간사가 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4회 추경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이날 국회 예결위 조정소위 심사에서 여야는 통신비 2만원을 필요성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 사태 이후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고, 인터넷으로 영상콘텐츠를 제공하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구독형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가입자가 급증한 것을 이유로 통신비 2만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저처럼 무제한 요금을 쓰는 사람은 큰 부담이 없지만, 60%의 국민은 (데이터에 한도가 있는) 저가 요금제를 쓰고 있다"며 "별도 콘텐츠 요금이 아니어도 본인이 설정한 데이터 썼을 때 추가 과금을 부담하는데 비대면 활동에서 위축을 느낄 수 있다. 정부가 어렵게 반영한 예산인만큼 반영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아닌 분들은 무제한 요금제를 쓰는 사람들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며 통신비 지원을 주장했다. 한 의원은 "우리 가족만 해도 아이들을 집에 놓고 엄마 아빠가 일하러 나가면 애들은 집에서 뭐하나"라며 "그러면 안 쓰던 OTT 요금제를 깐다. 이런데서 정보격차가 발생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아동특별돌봄비 지원을 중고교생까지 확대하거나, 취약계층을 돕는 다른 프로그램에 해당 예산 9300억원을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통신비 부담이 늘어 났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통신비 자체는 줄어들었다'고 반박했다.

◇ "전국민 60% 반대하는데, 밀어붙이는 건 문제"

국민의힘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결과적으로 1인당 통신비는 줄었다. 지출 부담이 늘지 않았는데 왜 (지원을) 해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추 의원은 "통신비 하나만 가지고 추경을 하는게 아니다. 이 예산은 취약계층에 대한 다른 지원으로 돌려써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여당에서) 넷플릭스 이야기를 했는데, 이 시장은 코로나와 관계없이 크게 늘었다"며 "집에 있으면 PC나 노트북으로 보겠지, 휴대폰으로 영화를 보나"라고 했다.

조해진 의원도 "(여당에서) 계속 제시되는 예들이 해외로 못 나간 경우,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 보는 사람들, 여유 있는 계층의 이야기가 나온다"며 "재난 당한 사람들에게 주는 것인데 왜 전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가. 전 국민 60%가 좋게 평가하지 않는 사업을 혈세를 소비하면서 밀어붙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정성호 예결위원장은 오후 3시 50분쯤 "이 사안은 전액삭감과 원안 유지에 대한 의견차가 커서 여야 간 정치적으로 결단해야할 부분도 있다"며 "양당 간사는 지도부와 함께, 정부와 함께 긴밀하게 협의해달라"며 정회했다. 예결위 여야 간사는 이날 저녁 회의 재개의 시간을 놓고 협의 중이다.

◇ 예결위 회의 정회...최인호 "내일 통과 무조건 전제"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치권에서는 22일 본회의 추경안 처리가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신비 2만원 지원에 대해서는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데도, 민주당이 고집을 꺾지 않아서 여야간 논의에 진척이 없다"며 "22일 본회의 처리가 가능할런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고위전략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추경 처리는) 내일(22일) 통과를 무조건 전제로 한다"며 "내일 이후로 넘어가면 추석 전에 혜택을 못 보는 국민이 더 많아 진다"라고 했다. '단독 처리도 가능한가'는 질문에는 "협상 중인 사안인데, 그런 식으로 앞서나가면 안된다"라며 "(야당이) 지원 요구를 하면서 날짜를 미루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했다.

추경 처리가 늦어지면 국민의 힘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통신비 지원 사업'을 비판하면서도 현재 초등학생 까지인 독감 백신 무료접종 사업 대상을 고등학생까지로 확대하는 수준에서 여야 막판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여야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 법인택시 기사를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민의힘 정찬민의원은 "개인택시와 법인택시는 동등한 입장에서 봐야한다"며 "어떤 형태든 (법인택시를) 지원해달라"고 했다. 박홍근 의원이 "(법인택시 기사가) 개인택시에 비해 훨씬 열악한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 간 상의를 해서 어떤 방안이 있는지 적극 나서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