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역화폐 보고서 또 때려
"학자도 연구도 아닌 청산할 적폐일 뿐"
주진형 "국책硏은 정책비판 못하나"
김태년 전날 "지역화폐는 효자" 李에 힘 실어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지역 화폐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효과가 없다'는 보고서를 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에 대해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지난 15일에도 조세연 보고서를 겨냥해 "근거 없이 정부정책을 때리는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고 했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과 열린민주당 주진형 최고위원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조세연구원에 대해 "국책연구기관이 특정 집단의 이익을 옹호하고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라면 이는 보호해야 할 학자도 연구도 아니며 청산해야 할 적폐일 뿐"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조세연이 왜곡되고 부실하며 최종결과도 아닌 중간 연구결과를 이 시점에 다급하게 내 놓으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주요정책을 비방하는 것이냐"이라며 "(조세연 보고서의 목적 가운데) 그 하나는 지역화폐 확대로 매출타격을 입는 유통대기업과 카드사 보호목적일 가능성이고, 또 하나는 정치개입 가능성"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지역 화폐는 타 지역이 아닌 자기 고장의 소비를 촉진하는 측면과 중소상공인 매출증대 지원을 통해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등 '유통공룡'으로부터 지역 소상공인들을 보호하는 측면 두 가지가 있다"며 "지역 기준으로 볼 때 유통 대기업과 카드사 매출이 줄고 중소상공인 매출이 늘어난다"고 했다.

여권 대 대표적인 경제통인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지사의 조재연 비판에 대해 "(연구기관이) 비판하면 어떤가? 굉장히 웃긴 이야기"라며 "국책연구기관이라고 해서 정부의 정책에 비판적인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인지 질문하고 싶다"고 했다.

주 최고위원은 또 "(연구원 보고서에)이렇게까지 발끈하는 것을 보면 (이 지사가)그릇이 작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또 "(보고서는) 누가 읽어봐도 대단하게 억지스러운 주장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연구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정도까지는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조세연구원은 지난 15일 ‘지역 화폐의 도입이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서 "통계적으로 지역 화폐 발행에 따른 유의미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연구원이 온 국민에 체감한 현실의 경제효과를 무시한 채 정치적 주장에 가까운 얼빠진 연구결과를 지금 이 시기에 제출하였는지에 대해 엄정한 조사와 문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러자 학계와 기관에서 이 지사가 연구원의 의견 개진을 틀어막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계에서 청와대에 같은 결론을 낸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런데 이런 가운데 전날(17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지사가 올린 페이스북 글의 자료를 인용해 "지역화폐가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전날 김 원내대표의 발언 직후 트위터에 "김태년 원내대표는 성남에서 지역화폐 정책을 검증하며 그 효용성을 직접 확인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누구보다 많이 들은 전문가 중의 전문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