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대검찰청 신임 과장급 부장검사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검사의 덕목과 원칙'에 대해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보좌하는 대검 참모진이 반년만에 대거 교체되면서 사실상 고립됐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개의치 않고 후배들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검찰총장.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지난달 3일 새로 부임한 부장검사들과 최근 잇달아 점심 식사를 했다. 통상 검사들이 새로 부임하면 다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데, 이번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소규모 그룹으로 나눠 진행됐다.

특히 윤 총장은 식사자리에서 검사의 덕목과 검사의 원칙에 대해 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검찰 안팎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 대해 흔들리지 말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는 취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달 3일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며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평소에도 '헌법 정신'을 중시하며 원칙을 강조해왔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 11일 전국 고검장들과의 만찬 회동을 예정했다가 취소했다. 대검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상황으로 취소했다고 했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이 증폭되면서 신중한 태도를 취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 최근 윤 총장은 정기적 보고 대신 현안이 있을 경우에만 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으로 갈등을 빚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의 주례회동도 폐지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