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상호(55·구속기소)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

1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신혁재) 심리로 열린 이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배임수재 등 혐의 첫 공판에서 이씨 측 변호인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은 동생 회사의 운영자금을 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 방어권 차원에서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7일 이 위원장을 구속기소했다. 이 위원장은 자신이 감사로 재직하던 A조합의 투자를 김 전 회장으로부터 청탁받고 5600만원 상당을 수령한 혐의도 받는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2018년 7월 김봉현에게 선거사무소을 열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해 계좌로 3000여만원의 정치자금을 송금받았다"고 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피고인이 감사로 재직하던 A조합이 김 회장의 자산운용사 인수에 투자해주는 대가로 수원여객 직원의 명절 선물 명목으로 피고인의 동생 회사에서 판매하는 양말 1800여만원 상당을 매입하게 하고, 동생 계좌로 5600만원 상당을 송금받았다"며 공소 요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씨 측 변호인은 "김봉현이 준 돈은 선거 비용으로 쓰이지 않았고 회사운용 자금으로 쓰였다. 돈 자체도 빌린 돈"이라면서 "김봉현이 이 위원장 동생에게 주식 투자를 권유했다 손해를 보자 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한 것"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이 이씨 동생 회사에서 양말을 대량 매입한 사실에 대해서도 "김 회장이 수원여객을 인수했다는 말이 들려서 추석 명절 선물로 동생 회사의 제품을 써달라고 친분으로 부탁한 것이지 청탁의 대가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씨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미키루크’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4·15총선에서 부산 사하을 지역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다음달 16일 열리는 다음 재판에는 김봉현 전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