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캉스족' 몰리는 강원·제주 호텔·리조트 '만실 행렬'
정부·전문가 "지역간 이동 자제" 당부… 업계, 방역 고삐

정부가 추석 연휴 기간 이동 자제를 권고한 가운데 제주와 강원 등 주요 관광지의 호텔·리조트 객실 예약률이 치솟고 있다. 이미 '만실 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업계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못한 모습이다.

1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 기간 강원·제주 지역에 있는 주요 호텔·리조트의 객실 예약률은 80~100%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5월 초 '황금연휴' 기간 해당 지역의 객실 수요가 폭증했던 상황이 되풀이되는 모양새다.

지난 8월 14일 오전 김포공항 국내선이 황금연휴를 즐기려는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제주 중문에 있는 제주신라호텔의 추석 연휴 기간 객실 예약률은 80%를 기록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제주 호텔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투숙률을 80%대로 유지하며 운영 중이기 때문에 사실상 만실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제주 표선 지역의 해비치 호텔과 리조트도 예약률이 95%다. 예약 시점도 앞당겨졌다. 해비치 관계자는 "보통 추석 연휴 예약은 8월에 본격 들어오는데 올해는 7월부터 예약이 몰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강원도를 비롯한 다른 관광지의 호텔·리조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추석 연휴 기간 롯데리조트 속초의 예약률은 80%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리조트의 설악 쏘라노와 해운대, 대명리조트 삼척 등도 이미 연휴 기간 예약이 마감됐다. 이밖에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와 켄싱턴호텔 설악도 예약률이 90~100%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사람이 몰리는 여름 휴가철을 피해 늦은 바캉스를 즐기는 '늦캉스족'에 긴 추석 연휴 기간이 관광지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일찌감치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리조트 관계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여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상시 방역이 이뤄지는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소규모로 연휴를 즐기기 위해 객실 선점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며 "연휴가 가까워질수록 예약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마냥 이런 상황을 반길수만은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계속해서 100명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5월 황금 연휴와 8월 휴가철, 광복절 연휴 이후 확진자가 늘어난 경험이 있는 만큼 혹시나 하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는 이번 연휴 기간 집단 감염이 일어날 경우 '코로나 확산 근원지'로 지명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 리조트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2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방역 조치로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에 힘쓰고 있다"며 "대대적인 홍보는 아직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와 각 지자체도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추석 연휴 기간 이동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정세균 총리는 13일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고향 대신 휴양지로 많은 분들이 몰리면 방역강화취지가 무색해질 뿐 아니라 방역에 적극 협조해주고 계신 대다수 국민들께 허탈감을 드릴 것"이라며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할 방침이다. '특별방역기간' 세부 시행 수칙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이달 14일까지 수도권 지역에 한해 시행됐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준하거나 더 강화된 조치가 전국 단위로 내려질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현재 각 호텔과 리조트들은 방문객 발열체크와 소독, 체크인 절차 간소화 및 시간 분산, 객실과 공용 기간 소독, 조식 뷔페 운영 중단, 일부 부대시설 운영 중단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리조트 관계자는 "특별방역기간에 맞춰 방역 지침이 어떻게 강화될 지 주목하고 있다"며 "정부 조치에 적극 동참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장거리 이동 제한의 필요성과 선제적 방역 조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수도권 중심의 코로나19 확산세가 1~2주 내에 잠잠해질 것 같지는 않고, 신규 확진자 이외에도 숨겨진 확진자들이 많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지역간 이동이 이뤄지면 전국적 대유행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가급적 이동을 안 하는 게 좋겠지만, 관광을 간다면 다수가 모이는 곳을 피하고 숙박 시설 안에서도 공용 공간이나 부대시설 사용을 자제해 타인과 접촉 빈도를 최소해야 한다"며 "업장들도 식당과 같은 밀집 공간 운영을 중단하거나 수용 인원 자체를 줄이는 등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