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방한 당시 주한미군 주둔비용에 대해 욕설까지 여러차례 쓰면서 “한국에서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조선일보가 13일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은 ‘워터게이트’ 특종을 한 고참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15일(현지 시각) 발간 예정인 저서 ‘격노(rage)’에서 실렸다.

트럼프 대통령(작은 사진)과 강남역의 삼성타운.

우드워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전 세계는 우리(미국)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변화의 시간이다. 나는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한국인을 지키기 위해 한국에 3만명의 병력을 유지하는 비용을 내고 있다"면서 "우리(미국)는 모든 사람이 빼앗아가고 싶은 돼지저금통"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 말을 하는 와중에 아주 밝은(jovial) 분위기에서 여러 차례 욕을 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우드워드가 인용한 일련의 발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중이던 지난 2017년 11월 당시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과 함께 대통령 전용 헬기(마린 원)를 타고 오산공군기지에서 평택의 험프리스 기지 방문 후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 중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삼성 건물을 보고 분노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평택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헬기에서 유리로 된 큰 빌딩 세 동을 발견한 트럼프 대통령이 "저건 뭐냐"고 물었고, 브룩스 사령관이 "삼성(강남역에 있는 삼성타운)"이라고 답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국은 부국이고 저 높은 고층건물과 고속도로, 인프라, 지하철을 봐라. 우리가 이 모든 것을 부담하고 있다. 그들(한국인)이 모든 것(방위비)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오산공군기지에서 평택의 험프리스 기지로 이동하던 중 브룩스 전 사령관에게도 한국에게서 더 많은 방위비를 받아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헬기에서 브룩스는 "한국이 이 기지(험프리스)를 건설하는데 100억 달러(약 11조8000억원)를 썼다"고 말했다. 전체 건설비의 9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많은 돈”이라면서도 “왜 한국인들은 이 기지를 짓는데 들어간 비용의 전부를 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이에 브룩스 사령관이 미국 법에 따라 민감한 자산 등에 대해서는 미국이 돈을 내고 관리를 하도록 정해져 있으며, 법적 규제가 없었다면 한국은 100% 비용을 다 냈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