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이후 처음으로 주요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합의에 도달했다.

11일(현지 시각) BBC·AFP통신 등에 따르면 리즈 트러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이날 화상회의를 통해 ‘영국·일본 포괄적 경제 파트너십 협정’을 체결했다.

화상으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합의하는 리즈 트러스(가운데)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

일본은 소비자 가전, 자동차 제조업 등 분야를 포함해 영국 산업의 주요 투자국 중 하나다. 2019년 기준 양국 간 교역량은 316억파운드(약 49조원)로, 영국은 새 무역협정을 통해 연간 교역 규모가 150억파운드(약 23조원)가량 확대하기를 원하고 있다.

새 협정은 식음료와 금융, 기술 분야에 초첨이 맞춰져 있고, 양국간 수출품 중 99%는 관세가 면제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닛산·히타치 등 영국에 공장이 있거나 투자 중인 일본 기업들은 앞으로 일본에서 부품 등을 수입할 때 관세가 낮아지거나 대폭 간소화된 규제 절차를 적용받게 된다.

트러스 장관은 "우리는 짧은 시간과 어려운 상황에서 협상을 진행해 기존 EU와의 협정을 넘어서는 합의에 이르게 됐다"며 "이는 제조업과 식음료, 기술 산업의 영국 기업들에 새로운 승리를 확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그동안 EU 회원국으로서 EU와 일본이 체결한 경제연대협정(EPA)에 따라 교역해왔다. 하지만 지난 1월말 브렉시트를 단행하면서 올해 말 협정 효력 종료를 앞두게 됐다. 이에 따라 영국과 일본은 지난 6월부터 새 양자 무역협정을 논의해왔다. 영국은 현재 EU,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과도 동시다발적인 무역협정 협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