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 코로나 대응 제대로 못해" 소송 맞불
"막대한 손실 감수해야...거래 안할 사유 된다"
명품업계 '메가 딜'로 주목을 받았던 프랑스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미국 보석업체 티파니앤드컴퍼니(이하 티파니)가 결국 법정에서 만나게 됐다. 두 업체간 인수합병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10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이날 티파니가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배당금 지급을 잘못하는 등 경영 방식에 문제를 드러낸 데 이어 자사가 인수를 의도적으로 무산시키려 한다는 오명을 뒤집어 씌웠다며 소송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루이비통은 160억달러(약 19조130억원) 규모의 티파니 인수합병 계약을 포기한 것에 대해 "티파니가 코로나 사태 중에 사업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이상 거래가 유효하지 않다"며 "티파니의 상반기 실적과 올해 전망 모두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또 "현재로서 티파니의 상황은 LVMH 그룹의 동급 브랜드에 비해 지나치게 열악하다"고도 했다.
앞서 루이비통은 미국 정부의 고관세 위협 속에 프랑스 당국이 거래 연기를 요청한 데 따른 결정이라며 "선택권이 없다"고 둘러댔다. 그러나 사실상 코로나 대유행 이후 티파니의 경영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는 셈법에 따라 '거래 무효'를 들고 나온 것이다.
루이비통은 "코로나 대유행 동안 티파니 경영진과 이사회는 사업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고 부정직했다"며 "지금 상황에서 티파니 인수를 진행하면 LVMH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티파니가 코로나 상황에 대처하지 못해 LVMH를 위기에 처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양측의 기존 합병계약에 따라 LVMH가 이 거래에서 손을 뗄 수 있도록 하는 중대한 사유로 작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루이비통의 이번 입장 발표는 전날 티파니가 "루이비통이 계약을 파기하기 위해 고의로 시한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계약 이행 강제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제소한지 하루만에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표준 인수합병 규정에 따라 계약 전 인수 대상 회사의 가치를 크게 낮출 만큼 '중대하고 불리한 변화 또는 사건'이 발생한 경우 인수자 측은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 법조계에서는 코로나 대유행 중에 티파니가 기업 관리를 잘못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루이비통이 이미 정부의 압박을 근거로 계약을 파기한 데다, 전염병에 의한 '사업 상황의 변화'가 '중대하고 불리한 변화'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법무법인 트라우트 맨 측은 WSJ에 "티파니가 이번 계약에서 손을 떼는 조건으로 5억7500만 달러(약 6840억원)의 해지 수수료를 제시했으나, 실제로는 루이비통이 이를 초과하는 손해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계약 무산으로 티파니의 주가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향후 루이비통이 당초 계약보다 적은 금액에 티파니를 사들이거나 다른 그룹이 인수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