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다시 도전한다. KB노조는 지난 2017~2019년 세 차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으나 부결과 자진철회 등 진통을 겪었다.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1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제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 조합원들이 사회이사후보추천 주주제안과 관련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KB금융은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 오는 11월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새 사외이사도 선임한다.

조합은 윤순진·류영재 두 후보가 국내 최고 수준의 환경 및 에너지 전문가면서 사회책임투자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속가능경영 컨설팅의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또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ESG 위원회’를 설치한 KB금융이 이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그들이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조합은 "KB금융의 '사외이사 예비 후보 추천 제도'가 법으로 보장된 소수 주주권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를 취사선택하는 부작용이 있어 보완이 절실하기 때문"이라고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의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소수 주주의 경영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권리인 주주제안권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규정돼 있다. 이와 별개로 KB금융은 자체적으로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제도를 2015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이에 따라 단 1주라도 주주총회 의결권이 있는 주주라면 누구나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앞서 우리사주조합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당시 하승수 비례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적이 있다. 2019년에는 백승헌 변호사를 추천했지만, 백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이 지주 내 회사인 KB손해보험에 법률자문을 수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해 상충 문제로 자진 철회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의 시도의 향배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을 지내며 KB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에 앞장섰던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임명되면서 그 시도가 더욱 힘을 얻을 것이란 이야기도 있다.

이날 회견에는 박홍배 위원장과 민병덕 민주당 의원이 직접 참석해 조합 주장에 힘을 보탰다. 한편 현재 KB금융 이사회는 금융경영(2명), 재무(1명), 법률·규제(1명), 리스크 관리(1명), 소비자 보호(1명) 등 총 7명의 전문가가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