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최악의 수주난을 겪은 조선업계가 하반기 이후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이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현대중공업 발(發) 집단감염이 공장 폐쇄와 같은 돌발 악재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관련 확진자는 이날까지 총 10명으로 늘었다. 현대중공업은 전날 확진 근로자들이 근무한 7층짜리 건물을 폐쇄하고 이곳을 사용한 전체 근무자 2000여명에 대해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검사를 받지 못한 나머지 128명에 대해서는 10일 중으로 검사를 완료하기로 했다.
그동안 조선업계에서는 코로나 유행을 크게 염려하지 않았다. 코로나 자체를 우려하기보다는 코로나로 인한 시황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선박을 수주해 인도하기까지 적어도 2년여의 시간이 소요되기에 그 전이면 종식하지 않겠느냐는 낙관적인 관측이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사업장 내부까지 연쇄 감염이 발생하면서 업계는 확산 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울산·거제 등 조선소가 있는 지역 인구의 약 70%가 직·간접 종사자인 만큼 대유행이 벌어지면 최악의 경우 공장 폐쇄와 조업 중단 등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울산에서는 지난 6일 현대중공업 건조부에서 일하는 근무자가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가족을 통해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이날 발생한 확진자 2명은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현대중공업 근로자 부인이 다니는 다른 직장의 동료다. 다행히 전날 진단검사를 받은 현대중공업 직원 1893명은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보건당국과 현대중공업은 지역감염 발생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조선업계 모두 전 직원 마스크 착용·발열 체크 의무화, 출장 제한 등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해왔는데 확진자가 연쇄적으로 발생해 당황스럽다"며 "지금은 선박 제조에 큰 영향이 없지만, 만약 생산 현장까지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조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경남 거제시에 사업장을 둔 삼성중공업(010140)과 대우조선해양도 혹시 모를 코로나 집단감염 가능성에 방역 활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사업장 출입문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작업 전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출장을 제한하고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자가 문진 등을 실시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코로나19 상황실을 중심으로 정부의 강화된 지침에 맞춰 방역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코로나 재확산으로 수도권 및 부산지역 출장을 금지했고, 사내외 교육은 취소하거나 최소화했다. 식당, 체력단련실 등 방역 강화하고 견학 행사도 잠정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적게는 수 명, 많게는 수십 명이 모여 일해 조업 중 접촉이 불가피한 데다 통근버스나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내 밀집도가 높아 불안하다는 말이 나온다. 한 현대중공업 직원은 "코로나로 회사가 난린데 식당에 가면 사람이 바글바글하고 서로 가까이에서 대화까지 한다"며 "앞으로는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를 피해 늦게 가려 한다"고 했다.
다른 직원도 "최초 확진자로 파악되는 건조부 직원(울산 115번 확진자)도 사내에서 걸렸을 확률이 있다"며 "이미 무증상자가 널리 퍼져있을지도 몰라 하루하루가 불안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