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이 경기 과천시 땅에 이어 부인과 가족 명의로 된 서울 강서구 준공업지역의 공장용 부지로 다시 구설에 올랐다. 박 차관과 국토부는 즉각 해명에 나섰지만, 부동산 투기 세력을 근절하고 집 값을 안정시키겠다고 해왔던 국토부 차관이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이는 것만으로도 정책 신뢰도 하락이 예상된다.
국토부는 7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차관 소유의 소규모 부지는 정부에서 발표한 준공업지역 앵커산업시설 조성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전날 SBS가 "서울의 준공업지역인 강서구 등촌동 일대 공장 건물과 1681㎡(약 510평) 규모의 땅을 박 차관의 형, 누나, 부인이 소유하고 있다며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데 따른 해명이다. 이 부동산은 2017년 12월 박 차관의 부친이 증여한 것이다. 박 차관은 공직자 재산 신고 당시 이 땅과 강남 아파트 1채, 과천 지역 땅까지 약 39억원을 신고했다.
논란이 되는 지점은 지난 5월 국토부가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기반 강화대책'이다. 수도권 주택공급기반 강화대책은 주택 공급을 위해 준공업지역 규제를 풀고 공공융자를 지원해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을 짓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책의 책임자인 박 차관이 대책을 통해 수혜자가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부는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준공업지역 제도개선은 대규모 공장이전 부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소규모 공장 부지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박 차관 일가의 땅은 대책의 대상지가 아니라 이해충돌 소지가 없다는 것이다.
박 차관도 지난 6일 입장문을 내고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준공업지역 관련 사항은 대규모 공장이전 부지에 대한 민관합동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향후 공모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내용으로 본인 가족의 공장에는 해당하지 않는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1978년쯤 부친이 창업하면서 용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지었다"면서 "2017년 12월 부친이 고령으로 본인(박 차관)의 누나와 형, 배우자에게 3분의 1씩 지분으로 증여했다"고 했다. 본인 대신 배우자가 증여받은 데 대해 박 차관은 "본인(박 차관)이 현직 공무원으로서 공장을 소유·임대할 경우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하며, 사정상 실제 공장 관리업무를 맡기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박 차관은 경기 과천에 보유하고 있는 토지(2519㎡ 중 1259.5㎡)가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계획 대상 지역에 포함된 것이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국토부가 지난 2018년 12월 발표한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의 수혜를 봤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는 최근 이에 대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며 국토부의 조사를 요청했다. 참여연대는 "박 차관은 주택토지실장이던 2018년 3월 재산공개에서도 본인 명의로 과천 땅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땅은 같은 해 9월 주택공급 계획에 포함됐고, 재산 규모는 약 6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박 차관의 경력을 살펴볼 때 그가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관련 정책 결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박 차관과 국토부는 이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박 차관은 "차관 부임 후 신도시 발표 계획을 보고받으며 과천 신도시 계획을 처음 알게 됐다"면서 "신도시 업무는 주택토지실 공공주택건설추진단의 극소수 직원이 철저한 보안 속에서 진행하는 업무로, 과천 신도시는 2018년 12월 19일 공식 발표됐으나 본인은 그해 7월 25일부터 12월 14일까지 국토도시실장으로 근무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