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자포자기입니다. 올해는 없는 해로 치려고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구직에 필요한 자격증 시험이 줄줄이 취소·연기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인해 카페·독서실 등 공부할 장소가 없어진 가운데 대기업들의 올 하반기 채용 계획마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는 취업을 포기하겠다"며 무력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나온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지난 3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상설 시험이 중단됐다. 중단된 시험은 컴퓨터활용능력, 워드프로세서 등으로 이들 시험은 공기업·대기업 취업 전형 시 가산점이 부여돼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기본 자격증'으로 통한다. 이 중 컴퓨터활용능력은 지난 4월 20일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상설 시험이 2주간 중단돼 수험생이 몰리면서 이달까지 시험 신청이 대부분 마감된 상황이다.
혹시 모르는 코로나 감염 가능성에 아예 자격증 시험을 포기하는 취준생도 있다. 어학시험 토익(TOEIC)의 경우 지난달 30일 시험을 예정대로 진행했으나 상당수 응시자가 시험 직전 응시를 취소하면서 취소자 비율이 이전보다 6~7%포인트(p)가량 증가했다. 공기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모(26)씨는 "확진자가 급증하는데 괜히 토익 보러 갔다가 코로나 걸리게 되면 그동안 해온 게 물거품이 될 것 같아 취소했다"며 "확진세가 가라앉을 때까지 좀 더 공부해서 다음에 시험 보려 한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이후 학원, 스터디카페 등이 '셧다운'되면서 공부할 장소마저 잃어버린 취준생들은 "취업은커녕 취업 준비조차 어려운 상태"라고 입을 모은다. 2년째 금융공기업을 준비 중인 김모(25)씨는 "코로나로 도서관이 문 닫아서 비교적 싼 프랜차이즈 카페나 일자리센터 무료 스터디룸을 이용했는데 이제 그마저도 못하게 됐다"며 "집에서 공부하다 보니 집중이 안 되고 더 우울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하반기 신입직원 고용시장은 '깜깜이' 상태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으로 2020년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74.2%가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단 한 명도 뽑지 않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아예 신규 채용 계획이 없는 기업은 24.2%에 달한다.
신규 채용 계획이 있는 25.8%의 기업마저 채용 규모가 작년보다 감소하거나 비슷할 것이란 응답이 77.4%가량이었다. 한경연 관계자는 "상반기 신규채용계획 조사에서 채용계획 미수립 기업이 10곳 중 4곳 정도였음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시장은 상반기보다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나서서 산업 활력을 제고하고 고용 유연성을 확보해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난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