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SPA 브랜드 자라, 일부 제품 가격 10~20% 인상

스페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자라(ZARA)가 원피스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라는 최근 원피스와 블레이저, 티셔츠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인상 폭은 약 10~20% 정도다. 원피스와 블레이저 일부 제품은 1만원 가량, 탑과 티셔츠 등은 약 1000~2000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인디텍스 제공

한 고객은 "지난달 25일 9만9000원에 구매한 원피스를 반품하려고 갔더니, 일주일 사이 같은 제품의 가격이 1만원이 올랐더라. 괜히 반품하기가 망설여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라 본사인 ‘인디텍스’ 측은 "일부 품목의 가격을 조정한 게 맞다"라며 "통상 새 제품이 나오는 시즌에 맞춰 환율과 운영비 등을 고려해 가격 조정한다. 이번 가격 변동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인디텍스는 올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올 1분기(2~4월) 매출은 전년 대비 44% 감소한 33억유로(약 4조6298억원), 순이익은 4억9000만유로(약 687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인디텍스는 2022년까지 전세계 1200개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향후 3년간 10억유로(약 1조4029억원)를 온라인 부문에 투자해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기존 14%에서 25%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소비자들은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예전엔 품질에 비해 가격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품질은 그대론데 가격만 오르는 것 같다"고 했다.

자라가 중·저가 브랜드로 경쟁력을 확보한 SPA 브랜드임에도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자라 제품과 국내 SPA 브랜드 제품을 비교하면 가격대에서 차이가 난다. 현재 자라에서 판매하는 원피스 중 고가 제품들은 10만원을 훌쩍 넘어서지만, 에잇세컨즈나 스파오, 탑텐 등 국내 브랜드 원피스 제품의 최고가는 4~6만원대다. 국내 SPA 브랜드 제품이 최대 절반 가량 저렴한 셈이다.

자라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은 통상적인 가격 조정일 뿐 그룹 차원에서 향후 한국 시장에서 정기적으로 가격을 올리겠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