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원KB(One KB)' 전략이 CIB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조직부터 시작해 인력, 제도나 프로세스를 '원펌형 체계'로 재편하는데 집중한 윤 회장의 선택이 CIB 시장에서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CIB는 상업은행(CB)과 투자은행(IB) 기능을 결합한 것으로 기업금융과 IB업무를 연계해 시너지를 높인 것을 말한다. 국내 금융그룹 모두 CIB를 미래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다.

KB금융의 CIB 전략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홀인원'이다. KB금융 CIB 부문의 캐치프라이즈는 ‘Whole in One, CIB!’인데, 어느 계열사에 있든 CIB 업무를 맡고 있다면 그룹 전체의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바라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KB금융은 개별 계열사의 역량은 다소 부족할 수 있어도 여러 계열사의 역량을 합치면 고객이 원하는 최상의 CIB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이를 조직체계와 인력구조, 성과평가체계 곳곳에 반영하고 있다.

우선 CIB 부문 조직은 겸직 체계와 협의체 체계를 적절히 혼용하고 있다. 금융지주와 은행, 증권은 겸직 형태로 운영하되, 자산운용이나 인베스트먼트, 자금줄 역할을 하는 손해보험이나 생명보험 등과의 협업은 별도의 협의체를 통해 이뤄진다.

CIB 인력은 여의도역 근처의 '더케이타워'에 모여 있다. KB금융 여러 계열사에 있는 CIB 인력을 한곳에 모아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여기에 계열사를 넘나드는 교차인사를 통해 계열사간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고객에게 통합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피상적인 이해 보다는 실제로 상대 조직에 들어가봐야 한다는 생각에서 지난 수년간 교차인사를 추진해 왔다"며 "이제는 각 계열사 CIB 영업인력 중 상당 수를 다른 계열사로부터 건너 온 인력이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KB금융의 CIB에 대한 평가도 좋아지고 있다. KB금융그룹은 2019년 블룸버그 리그테이블 ‘국내 신디케이티드론(Syndicated Loan)주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4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올해 1월 블룸버그에서 발표한 ‘국내 신디케이티드론 주선’ 리그테이블 실적에 따르면, KB금융은 2019년 총 74건, 시장점유율 27.5%에 해당하는130억2900만달러의 주선실적(약15조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