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코로나 이후 바닥을 쳤던 니켈 가격이 원자재 시장에서 급상승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원재료인 니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1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3개월물 가격은 1톤 당 1만5532달러까지 올랐다. 작년 11월 말 이후 약 9개월만에 최고치다.
니켈 선물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됐던 지난 3월23일 1톤당 1만930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테슬라 주가가 미국 증시에서 치솟은 지난 8월 한달 동안은 원자재 치고 드물게 한달 동안 13%가 올랐다.
니켈과 전기차에 가장 많이 탑재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의 주 원료다. 배터리 출력을 결정하는 양극재에 니켈이 들어가는데, 니켈 비중이 높을 수록 전기차 주행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소재로 꼽힌다. 배터리 생산원가에서 니켈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차지할 정도다.
테슬라 전기차에 쓰이는 EV배터리에도 당연히 니켈이 들어간다. 테슬라는 대량 생산을 앞둔 전기 화물트럭 차기작 '테슬라 세미'에 니켈 함유량을 늘릴 방침이다. 화물을 싣고 장거리를 달리려면 니켈 함유량을 높여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니켈 값은 올초 코로나19로 전기차 판매량이 주춤해지자 함께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기차 판매량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주요 2차 전지 생산업체들 공급량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전기차가 대중화될 경우 니켈 가격은 당분간 견조한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내년 무렵 니켈 가격이 2만 달러를 돌파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테슬라 전기차 생산을 위해 광산업체에 더 많은 니켈을 채굴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니켈을 대량 채굴하는 회사가 있을 경우 장기 계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16년 150억달러(약 17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388억달러(약 46조원)로 두 배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