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대다수 기업 재택근무
IT기업·스타트업 밀집한 삼평동서도 확진자 발생
인근 상권 "매출 10분의 1로 줄어… 앞으로 더 걱정"

지난 달 31일 점심 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카카오 오피스 인근거리 식당가. 평소엔 사원증을 목에 건 젊은 회사원들로 가득하지만 이날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식당 관계자는 "평소엔 점심 식사를 위해 회사원들이 몰려드는 시간이지만 최근 몇 주간은 피크 타임에도 서너 테이블이 차 있을 뿐 이다"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IT 산업의 중심지인 판교 지역이 직격탄을 맞았다.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대형 IT 기업이 즐비한 판교 지역 한복판에서 잇달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상당수 기업들이 재택 근무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카카오, 엔씨소프트, 안랩, 스마일게이트, 위메이드, 한글과컴퓨터 등 주요 IT 기업들이 대거 포진한 경기도 분당구 판교 삼평동 거리는 평소와 달리 인적이 드문 모습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성남 지역 공공기관 역시 재택근무 방침에 따라 시는 전 직원의 3분에 1이상 재택근무에 들어간 상황이다.

텅빈 거리에 판교 인근 상권도 홍역을 앓고 있다. 인근 상가 관계자는 "평소 점심시간과 퇴근 직후 직장인들이 몰려 대기 손님도 있었는데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지금은 손님이 거의 없다"며 "최근 2~3주 사이만 봐도 가게 매출이 10분의 1 이하로 줄었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판교 오피스 인근 거리 모습.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무기한 재택 근무에 돌입한 상태다. 카카오는 별도의 안내가 있기 전까지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고, 네이버도 당초 지난 달 31일까지 예정돼 있던 재택근무를 9월에도 이어가기로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확진자 수, 정부 지침 등을 고려해 원격근무 형태를 유지할 예정"이라며 "별도의 안내가 있을 때까지 원격 근무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스마일게이트 캠퍼스의 근무자 중 한 명인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근에 위치한 IT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주변 스타트업, 공공기관들도 재택근무 전환이나 사무실 일부 폐쇄를 검토 중인 기업도 있다. 확진자가 발생한 스마일게이트 인근에는 카카오 판교오피스를 비롯해 위메이드, 한글과컴퓨터, 안랩 등이 가까이 있다.

카카오가 위치한 에이치스퀘어 빌딩 내에 근무하는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카카오나 네이버 등 거래가 엮여있는 기업들이 재택근무뿐만 아니라 사실상 비상경영에 준하는 체제에 돌입해있는 상황인데다 인근 지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자발적으로 재택을 택하는 기업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수 인력이나 당직자를 빼면 거의 대부분 재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확진자가 발생한 스마일게이트 캠퍼스 인근 거리 모습.

코로나19는 판교 지역에 대거 몰려있는 스타트업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 여파로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됐다"며 "비대면으로 미팅을 진행하며 투자기업을 발굴하고 있지만 한계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장기화를 우려하는 가운데 불확실성마저 높아지면서 새로운 투자 보다는 안정적인 팔로우온(후속투자)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캐피탈이 집행한 신규 투자금액은 1조6495억원으로(789건) 집계됐다. 전년 동기 1조9943억원 대비 투자금액이 3448억원(17.3%) 감소했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7814억원, 2분기 8681억원을 각각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