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날' 기념사 서면 배포
與 압박에도 원칙지키겠다는 의지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직원들에게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감사원 기본 책무의 충실한 수행에 추호의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날 감사원 개원 72주년 기념 '감사의 날'을 맞아 배포한 서면 기념사에서 "균형 잡힌 시각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점검해 누가 다시 감사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 공정한 감사를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 원장은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런 점을 조기에 발견해 바로잡게 함으로써 국민 신뢰를 받고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정부가 되도록 해야 하겠다"며 "더욱 엄정한 기준을 가지고 (감사)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최 원장은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 상황 극복을 지원하는 데도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현장 상황에 맞춰 감사 시기 조정과 비대면 감사 등을 적극 활용하자"고 했다. 또 "위기 극복을 위한 추경 예산과 대규모 금융지원 집행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과정에서의 도덕적 해이 사례는 없는지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했다. 감사원은 이날 코로나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감사의 날 행사를 취소했다.
최 원장의 이날 발언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여(與)권의 압박이 계속된 상황에서 원칙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감사원은 이르면 내달 초 월성 원전 감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감사에서 월성 원전의 경제성이 인정되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脫)원전 정책이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청와대는 공석인 감사위원 자리에 친여성향의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제청해달라는 요구를 두 차례 가량 했지만 최 원장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권은 최 원장에 대한 파상공세를 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달 2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최 원장에게 "감사원장 자격이 없다""사퇴하라""답변 태도가 불성실하다"고 압박했다. 최 원장은 지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월성 원전 감사에) 결론을 내리고 감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지적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