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구리 전용면적 84㎡ 아파트 호가가 10억원, 서울 마포구 공덕 인근 아파트 호가는 2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아파트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난 여파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63아트센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7일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구리시 인창동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 아파트 전용면적 84㎡ 매물은 11억8000만원 단 한 건만 올라와 있다. 이는 지난 6월 실거래가(9억3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높은 금액이다. 이 단지 59㎡ 매물 호가는 8억~8억5000만원 선이다.

이는 서울의 가파른 집값 상승세를 타고 수도권 아파트들도 강세를 보이는 흐름에서 나온 것이다. 앞서 서울 집값이 치솟자 하남과 평촌, 광교, 동탄 등 수도권 신축 아파트 84㎡가 10억원을 넘는 사례가 속출했다.

지난 6월 하남시 망월동 미사강변푸르지오 84㎡는 최초로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넘겼고, 지난 2월 평촌더샵센트럴시티 84㎡도 10억원을 돌파했다. 광교 자연앤힐스테이트와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는 각각 13억원에 최근 거래됐다.

서울에서는 마포구 신축 아파트 전용 84㎡ 호가가 2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을 보면, 이달 입주를 시작하는 공덕SK리더스뷰 84㎡ 매물은 19억원에 단 한 건만 올라와 있다. 59㎡와 97㎡는 매물이 없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공덕SK뷰 맞은편 공덕파크자이(2015년 입주) 84㎡ 실거래가가 15억원, 공덕더샵(2018년 입주) 84㎡ 실거래가가 16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과도하게 높은 호가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서울에선 외곽을 중심으로 '10억원 클럽'에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84㎡는 지난 6월 최초로 10억원을 돌파했다. 은평구 백련산힐스테이트4차 84㎡와 구로구 신도림태영타운 84㎡도 이달 각각 실거래가가 최초로 10억원을 넘었다.

최근 수도권 '10억원 클럽', 서울 '20억원 클럽'이 늘어나는 현상은 정부의 거래 규제가 강해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는 반면, 대기수요는 많아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재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132.9였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로, 100을 초과하면 매수자가 많다는 의미(매도 우위)고 반대로 100 이하면 매도자가 많다(매수 우위)는 뜻이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5월 68.2로 매수 우위였지만, 6월 매도 우위(127.9)로 돌아선 이후 7월엔 정도가 더 커졌다.

또 지난 21일부터 허위 매물 처벌이 강화된 영향도 호가 상승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통계사이트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와 전·월세 물건은 허위매물 처벌법 시행 직전 8만5821건이었지만, 법 적용 이틀 만에 7만3126건으로 13.6% 감소했다. 시세보다 낮게 나온 미끼 매물이 줄며 높은 호가 매물만 남은 것.

정부의 연이은 공급 대책에도 집값은 당분간 내리리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초고가 아파트와 중저가 아파트 시장은 따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위원은 "초고가 주택은 정부 규제로 거래위축 속 숨고르기 장세로 돌입하는 반면, 30대 패닉바잉이 이어지는 중저가 아파트는 꾸준한 거래 속에서 대체로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초고가 아파트 가격이 멈춰있는 사이 중저가 아파트가 우상향하며 서울 아파트값은 상향 평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7월 거래 흐름을 보면, 전달보다 거래량은 늘었지만 최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는 줄었다"면서도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올 하반기 서울과 경기 집값은 강보합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함 랩장은 "서울 노원구나 강서구, 성남 분당구, 화성 등은 여전히 최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많다"면서 "하반기엔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도 풀릴 예정이어서 집값이 떨어진다고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