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가입을 다시 추진한다.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르노삼성 노조는 9월 9~10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민주노총 가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기로 했다.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소집한 임시총대의원대회 의결 사안이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가입은 지난 2018년 12월 임기를 시작한 박종규 노조위원장 공약 사안이다. 박종규 노조위원장은 2011년 르노삼성 직원 50여 명을 모아 기존 노조와 별개인 민주노총 르노삼성 지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현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3월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했다가, 조합원들의 반대 여론이 커서 포기했었다.
르노삼성 노조가 5개월 만에 다시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2020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놓고 노사간에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에 가입해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은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제1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하지 않은 유일한 자동차 회사다.
올해 임단협은 아직 노사간에 상견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회사 요구로 상견례 일정이 두 차례 연기돼 노조가 반발했다. 지난달 6일 상견례는 진행됐지만 현재까지 세 차례 실무교섭만 이뤄졌다.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급을 월 7만1687원(4.69%) 인상하고, 700만원 규모의 일시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소식지에서 "2020년 임단협은 2019년 성과에 따른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올해 들어 요구안으로 사측에 제시했지만 사측은 XM3 성공출시 이후 노동자 노동력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르노삼성은 2018년 흑자에 이어, 2019년 2110억의 영업이익을 냈고 7년 연속 흑자 구조다. 그러나 두 번의 임금동결을 실시했는데 이는 위기극복의 일환으로 노사가 합의를 한 것"이라는 게 노조의 논리다.
민주노총 가입을 위해서는 산별노조로 조직형태가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총회에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가 참석하고 참석 조합원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가결 시 조합원 2000명은 민주노총 소속이 된다.
르노삼성 안팎에서는 민주노총 가입안의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기류다. 노조가 강경 노선을 취하고, 르노 본사와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감 배정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닛산은 지난해 르노삼성에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로그 위탁생산 물량을 40% 줄였다. 노사관계 악화와 높은 인건비가 주된 이유였다. 로그 위탁 생산은 최대 연 10만대 규모로 이뤄졌으며,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차종이었다. 2018년만에도 파업 참가율이 80%였지만, 올해 초에는 20%까지 떨어지는 등 노조에 등을 돌리는 근로자들도 늘었다.
현재 르노삼성의 최대 이슈는 소형 SUV XM3의 유럽 수출형 물량을 배정받느냐다. XM3는 르노삼성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차종이라, 부산 공장이 유럽 물량까지 받는 게 수순이었다. 하지만 르노 본사가 노조의 파업을 문제삼으면서 물량 배정 결정을 연기한 데다, 유럽 공장 가동률이 뚝 떨어지면서 불확실한 상황에 처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