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공도서관에서 돈도 아끼고 조용히 공부할 수 있었는데 이제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

2년째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한모(27)씨는 항상 찾던 공공도서관이 휴관해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한씨는 "지난 18일부터 도서관에서 계속 '별도의 안내가 있을 때까지' 휴관한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이미 도서관 분위기, 공부환경에 익숙해졌는데 다른 곳에서 공부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카페를 가자니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종일 있을 수도 없지 않느냐"며 "카페들마저도 좌석을 줄이고 있어 개장시간에 맞춰 가도 자리 하나 겨우 차지하는 수준"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도서관에서 직원들이 최근 지역 내 코로나19 확산에 도서관이 휴관에 들어가게 돼 출입문에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다시 빠르게 확산하면서 취업준비생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올 상반기 취업난, 자격증 시험 등이 줄줄이 연기된 데 이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8·15 광화문 집회발 집단감염 확산으로 공공도서관까지 무기한 휴관에 들어가 갈 곳을 잃었기 때문이다.

2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280명으로 이틀 연속 200명대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발생한 확진자만 212명에 달했다. 추가 집단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현재 도서관을 비롯한 수도권의 다중이용시설은 대부분 휴관한 상태다.

국립중앙도서관, 서울시립도서관뿐 아니라 서울시 교육청 산하에 있는 25개 자치구의 공공도서관 모두 지난 18일부터 휴관에 들어갔다. 인천과 경기 등 수도권의 공공도서관도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정상 운영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공공도서관조차 문을 닫게 되자, 취준생 등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취준생 이모씨(26)는 "토익 시험이 연기돼 몇 달을 공부하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제 지역 도서관, 대학 도서관 모두 문을 닫아 어디서 공부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토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45만명이 가입해 있는 한 취준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도서관에 쌓아둔 교재와 독서대를 다 챙겨오기도 힘들다" "아빠다리하고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던 도서관 열람실이 너무 그립다"는 내용의 글들이 게재됐다.

지난 6월 14일 2020년 상반기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신입사원 채용 필기시험 응시생들이 서울 서대문구 명지전문대학에서 고사장 입실 전 체온 측정을 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취준생도 늘고 있다. 공공도서관에서 항상 끼니를 때웠다는 취준생 유모(27)씨는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 어려워 4000원짜리 도서관 구내식당 쿠폰을 이용해왔다"며 "밖에서 공부하다 보니 한 끼에 돈이 거의 배로 들어 부모님께 용돈을 올려달라고 부탁드렸다"라고 했다.

연초에 직장을 그만둔 공시생 김모(30)씨도 "본격적으로 공부하려고 퇴사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져 동네 도서관이 문을 닫았다"며 "지금은 돈을 내고 개인 독서실에 다니는데 한 달에 30만원도 넘어 금전적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교육과 방역당국 등은 취준생과 학생들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최근 코로나의 확산세를 막기 위해서는 불기피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공부하는 도서관 열람실은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대표적인 장소에 해당돼 서울시 교육청 산하 공공도서관에 대해 모두 잠정 휴관을 결정했다"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방역당국에서 정상 운영을 해도 괜찮다는 명확한 입장을 전하기 전까지는 공공도서관 운영을 재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