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임기 도중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힌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이 펩시콜라 제조사인 미국의 유명 식품기업인 펩시코로 이직한다.
20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펩시코는 이날 아제베두 전 사무총장이 부회장급 최고법인업무책임자를 맡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주로 미국과 해외의 규제당국에 대응하며 대외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브라질 국적의 직업 외교관 출신인 아제베두는 2013년 WTO 사무총장으로 취임했으며, 4년 임기를 한 차례 연임해 내년 8월 임기를 마칠 예정이었지만 1년 앞당겨 이달까지만 근무한다고 했다. 사퇴 이유에 대해 그는 "개인적인 이유"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유럽에 근무하는 한국의 중견 외교관은 조선일보에 "직업 선택의 자유야 있겠지만 WTO 같은 거대 국제기구를 이끌던 수장이 기업체 대관 총괄 업무를 맡게 됐다는 건 적절한 처신이 아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5월 아제베두의 사퇴 소식에 "WTO는 끔찍하다. 우리는 아주 나쁜 대우를 받았다. WTO는 중국에 개발도상국 지위를 부여해 이익을 줬다"며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WTO의 대법원격인 상소기구의 새로운 위원 임명을 거부하고 있다. 작년 12월 WTO 상소기구 위원 3명 중 2명의 임기가 끝났지만 미국이 몽니를 부리는 바람에 후임 지명이 안되고 있어 무역분쟁 심의를 못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국제기구들은 맥빠진 모습을 자주 연출하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취임 이후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와 유엔 인권이사회(UNHCR)를 모두 탈퇴해 유엔에 치명타를 안겼다. 모두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는 구실이었다.
2018년 중국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총재로 재임 중이던 자국 출신 멍훙웨이(孟宏偉)를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 리옹에서 본국으로 예고 없이 소환해 부패 혐의가 있다며 구속해버렸다. 국제기구 수장을 자국인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소환하고 감옥에 넣어버리는 막가파식 행위라는 비난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