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카카오(035720)와 네이버(NAVER(035420)), 토스 등 금융 계열사를 다수 보유한 빅테크(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대형 IT기업)를 금융그룹통합감독 대상에 포함시키는 길을 열어뒀다. 금융그룹 통합 감독은 금융지주사 형태를 갖추지 않고 복수의 금융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을 한 금융그룹으로 간주해 감독하는 방안이다. 통합감독 대상 금융그룹은 대표 금융회사를 정해 내부통제 방안과 자본적정성 등을 마련하고 기준에 미달할 경우 금융당국에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법률 제정안(금융그룹감독법)'을 오는 9월 국회에 제출한다. 법안은 이르면 다음주 국무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일러스트=정다운

금융그룹감독법은 지난 20대 국회 때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원입법으로 발의됐으나 여야간 이견이 있어 처리되지 않았다. 금융위는 21대 국회에서 의원입법 대신 정부입법을 택했고, 내용도 일부 수정했다.

가장 큰 변화는 금융그룹감독 대상 요건이다. 앞서 이 의원의 입법안에는 ▲금융자산 5조원 이상 그룹 ▲기업 집단 내 금융사가 2개 이상인 금융그룹이 감독 대상이었다. 금융사 기준은 은행, 증권사, 종금사, 여신전문금융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이었다.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현재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 기업은 삼성, 한화, 미래에셋, 교보, 현대차, DB 등 6곳이다.

이번 금융위 입법안에는 이들 업종 외에 대통령령으로 금융그룹감독 대상 금융업종을 추가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정부가 대통령령으로 금융그룹감독 대상에 카카오나 네이버, 토스 등 빅테크 업체를 포함할수 있다는 의미다. 이 조항은 당초 지난 6월 금융위가 입법예고했던 법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었다.

카카오는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간편결제업체인 카카오페이 등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증권을 운영하고 있으며, 곧 카카오보험도 출범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소유하고 있다. 또 보험 판매 자회사 NF보험서비스도 연내 출범한다.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올 하반기와 내년 중 토스증권과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설립을 앞두고 있다.

대통령령으로 금융사 기준을 폭 넓게 적용할 경우 이들 빅테크 업체는 모두 금융감독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빅테크나 핀테크 업체 역시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이 되면 예외 없이 감독 대상에 포함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라고 했다.

금융그룹감독법은 비지주금융그룹의 위험 관리와 내부통제, 재무건전성, 자본적정성 등을 감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금융그룹 감독 대상이 되면 금융그룹의 대표회사를 선정하고 이 회사를 중심으로 그룹위험 관리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그룹 차원에서 '금융그룹 내부통제 체계'를 대표회사 중심으로 구축·운영하고 자체 위험관리기구도 설치해야 한다. 금융그룹의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금융그룹 수준의 자본적정성도 점검·평가할 수 있다. 특히 금융그룹의 대표회사는 그룹 차원의 자본적정성 현황과 위험 요인 등을 금융위에 보고하고 공시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회 법안 논의 과정에서 각계 의견을 듣고 이를 법안에 충실히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