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윤면식 부총재보다 입행 8년 아래
"코로나19 대응 국면서 기여도 높다"는 평가
"후임 부총재보 인사 등 조직 혁신 기여할 것"
한국은행의 새 부총재로 '91행번'인 이승헌 부총재보가 20일 선임되면서 한은 내 세대교체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임 윤면식 부총재보다 입행년도가 8년 늦은 이 부총재가 내부 살림을 맞게 되면서 조직 혁신에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이 부총재는 1991년 한국은행 입행 후 금융시장국, 정책기획국, 국제국 등 정책 관련 부서를 거치면서 통화정책과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 국제국 총괄팀장이던 2016년 7월 공보관으로 발탁된 데 이어 국제국장과 부총재보를 거쳐 4년 만에 부총재에 오를 정도로 이주열 총재의 신임이 두텁다는 게 한은 내부의 평가다.
지난해 6월 국제국장에서 부총재보로 승진한 뒤 9월에는 한은의 중장기 비전·전략 수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팀장을 맡았고, 지난 6월에 'BOK 2030' 전략을 완성해 발표했다. '국가경제 안정과 발전을 이끄는 한은'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고 ▲정책영역 확대·정책수단 확충 ▲조사연구 질적 고도화 ▲디지털 혁신 적극 추진 ▲경영인사 혁신을 전략목표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한은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도 이 부총재의 공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총재는 한은 내 코로나19 비상대책반을 맡았는데, 내부 회의에 수시로 참석해 초기 국면부터 심각성을 강조해왔다는 후문이다. 특히 2011년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실 파견갔을 때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과도 함께 근무한 적이 있어 경기 대응을 위한 정부와의 소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91행번'인 이 부총재의 등장은 후속 인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임 부총재보 인사도 연쇄적으로 실시될 예정인데, 이 부총재보다 젊은 간부들이 임원과 주요 부서장으로 등용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이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선제적이고 과감한 조치로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은 데 이 부총재의 기여도가 높았다"며 "이주열 총재가 연임 후 조직 쇄신의 의지를 보여왔는데, 이 세부계획과 추진을 이 부총재에게 맡긴 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