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모듈 제조사 어페이서 "내년 상반기까지 D램·낸드플래시 공급과잉"
마이크론 CFO "고객사들, 코로나19발 경기 침체 대응해 움직여"
키움증권 "3분기 D램·낸드플래시 가격 서버·PC 등을 중심으로 하락"

도이치뱅크는 지난 12일(현지시각)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회사 미국 마이크론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시드니 호 도이치뱅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향후 몇분기 동안 메모리 수요·공급 균형이 부정적일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고객의 재고는 예상보다 나빠진 반면 다른 시장의 수요는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올 하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업계의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메모리 모듈 제조사 대만 어페이서의 장치아쿤 사장은 IT전문매체 디지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이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과잉을 보일 것"이라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도 내년 상반기까지 낮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 마이크론의 차세대 D램 'DDR5'.

◇ 클라우드 수요, 하반기엔 약세 전환

데이브 지스너 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달 열린 한 행사에서 "올 9~11월(2021 회계연도 1분기)에 54억~56억달러(약 6조3900억~6조6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며, (실제 매출은) 그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020 회계연도 4분기(올 6~8월) 매출 전망치(57억5000~62억5000만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며, 2020 회계연도 3분기(올 3~5월) 매출(54억3800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스너 CFO는 "고객사들이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촉발된 경기 침체에 대응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2021 회계연도 1분기(올 7~9월) 매출 전망치를 37억~39억달러(약 4조3800억~4조6000억원)로 제시했다. 시장 전망치(41억달러)를 크게 하회한 수치다. 키움증권은 웨스턴디지털의 실적 전망에 대해 "클라우드 고객들의 재고 감축 여파"라면서 "상반기에 강세를 보였던 클라우드 수요가 올 하반기엔 약세를 띌 것"이라고 했다.

◇ D램 재고조정, 하반기 내내 지속될 전망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D램 구매를 크게 증가시킨 하이퍼스케일러(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재고조정이 올 하반기 내내 지속될 전망"이라며 "서버용 D램 구매량이 크게 증가한 반면 데이터 트래픽 증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보다 생산 계획을 높게 변경하면서 D램 재고가 작년 말 대비 감소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SK하이닉스도 올 상반기 D램 설비투자 영향으로 올 하반기 D램 재고가 소폭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D램 제조사들의 재고가 줄지 않으면서 가격하락폭이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키움증권은 "올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서버, PC,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크게 하락하며, 수요의 계절적 성수기 효과를 대부분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