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오펑모터스와 리샹의 전기자동차에서 화재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 일각에선 전기차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 샤오펑모터스(Xpeng Motors·小鵬汽車)는 11일 오전 11시쯤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전기차 ‘G3’가 남부 광둥성 광저우시의 도로에서 운행 중 연기가 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부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샤오펑모터스는 초기 조사 중 차량 배터리팩 아랫부분에서 뚜렷한 충돌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충격으로 배터리가 크게 손상돼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샤오펑모터스 전기차 ‘G3’ 화재 현장.

화재가 난 ‘G3’는 샤오펑모터스가 판매 중인 2종(G3, P7)의 순수 전기차 중 하나다. G3는 2018년 11월 첫 생산 후 올해 7월 말까지 1만8741대가 판매됐다. G3의 두 개 모델(520i, 460i)은 정부 보조금 적용 후 14만9800~16만2800위안(약 2560만~278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회사 측은 사고 차량에 어느 회사의 배터리가 쓰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 웹사이트에 올라온 차량 정보를 보면, G3 520i는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의 배터리를 사용한다. 일부 중국 매체는 샤오펑모터스가 CATL의 NCM 811 배터리를 사용한다고 보도했다. NCM 811은 니켈(N), 코발트(C), 망간(M) 비율이 8:1:1인 중대형 파우치 배터리다. 460i 모델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공개되지 않았다. 샤오펑모터스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의 배터리를 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샤오펑모터스 전기차에서 화재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화재 사고가 샤오펑모터스의 미국 증시 상장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주목된다. 샤오펑모터스는 이달 8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신청했다. 이번 기업공개로 1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샤오펑모터스의 SUV 전기차 ‘G3’.

이달 6일엔 광둥성 자오칭시의 고속도로에서 리샹(理想·영문명 Li Auto)의 SUV 전기차 ‘리샹 원(ONE)’이 주행 중 불길에 휩싸였다. 회사 측은 탑승자 중 두 명은 입원했으며 다른 사람들은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리샹은 샤오펑모터스에 앞서 지난달 30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베이징의 전기차 회사다. 현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일정 거리를 전기 배터리만으로 달린 후 배터리가 떨어지면 가솔린 엔진으로 운행하는 방식) 5인승 SUV ‘리샹 원’만 출시한 상태다.

중국 리샹의 SUV 전기차 ‘리샹 ONE’.

사고는 13초 사이에 일어났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오후 4시 8분 54초 ‘리샹 원’ 운행 중 쇳조각으로 보이는 20cm짜리 물체가 차량 앞쪽에 나타난 후 차량 아래쪽으로 들어갔다. 당시 차량은 시속 115km로 달리고 있었다. 4시 8분 59초엔 연료관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졌다. 운전자는 4시 9분 6초에 차를 세웠는데 이때 발화가 일어났다. 회사 측은 배터리에는 이상이 없었으며, 쇳조각 의심 물체가 고압 연료관을 뚫은 후 뿜어져 나온 연료가 발화한 것으로 추정했다.

리샹 전기차 화재 사고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5월 8일 후난성 창샤시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해 회사가 사과했다. 최근 ‘리샹 원’ 운전자들은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 품질 결함 문제를 잇따라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