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맨 오른쪽)이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에서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과 가진 대한병원협회 및 대한중소병원협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 집행부를 맡고 있는 사립대학교 의료원장 3명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자진 사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병협이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정부 의료정책에 찬성 입장을 보인데 따른 것이다.

13일 병협에 따르면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유경하 이화여대의료원장, 김성덕 중앙대의료원장이 이날 임원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병협은 지난 4월 정영호 회장 당선 후 12명의 부회장, 20명의 상설위원장으로 40대 집행부를 구성했다.

40대 집행부에서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은 부회장을, 유경하 이화여대의료원장은 상설위원장 중 재무위원장을 맡아왔으나,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병협과 입장이 엇갈리면서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김성덕 중앙대의료원장 역시 병협 상임고문단장에서 사퇴했다.

이들은 모두 병협이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 입장을 보이는 데 대해 반대하고 있다.

특히 전날 정 회장이 병협을 찾은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에 "의대 정원 확대라는 어려운 결정으로 인력 문제 해소 희망을 안겨줘 감사하다"며 "지금이라도 정원 확대가 결정돼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다"고 말한 데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병협이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자, 일부 의견을 마치 전체의 의견인 양 표명했다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아 왔다.

병협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단체다. 회장직은 대학병원장과 중소병원장이 번갈아 가면서 맡는다.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는 정 회장은 중소병원인 인천한림병원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