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직접 소비자 공략 플랫폼 늘어
펩시코⋅나이키⋅LG전자 등 직접 쇼핑몰 운영
중국에서 화장품 유통업을 하는 카라카라는 지난 6월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에 '가상 매장'(사진)을 열었다. 2006년 중국에서 화장품 매장을 세우기 시작한 이춘우 카라카라 사장은 "한때 200여개까지 매장을 늘렸지만 현지 소매시장의 온라인화 가속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이후 오프라인 매장 신규 개설이 힘들어지면서 온라인 쇼핑몰을 준비해오다 코로나19로 속도를 내 위챗 미니앱을 이용한 가상매장 운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세계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줄줄이 철수하고 있는 가운데 유통, 소비재 기업과 IT 기업들이 협업을 통해 D2C(Direct To Consumer⋅제조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통 단계를 제거하고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 플랫폼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코어사이트 리서치(Coresight Research)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미국에서만 2만~2만5000여 개의 소매점이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9302개)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미국 내 쇼핑몰의 55~60% 매장이 없어지는 것을 의미하고 당초 폐점 예상치 1만5000개를 크게 웃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결제 플랫폼의 상용화와 함께 오프라인 매장 판매가 줄고 있는 추세에 코로나19가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이다.
국내외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줄이는 대신 직접 IT 기업과 협업해 직접 D2C 플랫폼을 설립하는 추세다. 최근 수년간 다양한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이 상용화되고 간편한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기업들 입장에서도 직접 IT 인프라를 구축해 직접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수월해지기도 했다.
최근 미국 최대 규모 음식료 기업인 펩시코는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하락이 본격화하자 직접 D2C 판매 사이트를 열고 중간 유통과정 없이 소비자들에게 직접 음료·스낵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 최대의 유통업체인 월마트 역시 온라인 쇼핑몰을 재정비하고 플랫폼을 단일화해 온라인 매출을 늘리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패션 분야에서도 D2C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나이키, 반스, 랄프로렌 등 글로벌 브랜드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아마존에서 철수한 이후 자체 D2C 사이트를 만들었다. 투자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 기업들이 직접 D2C에 뛰어든 이유는 유통 단계를 줄여 이익을 늘린다는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플랫폼 기업들이 쥐고 있는 소비자 데이터를 직접 관리한다는 목적이 크다.
IT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취향 분석과 트렌드 예상 등 AI(인공지능)나 빅데이터 분석 기법이 상용화되면서 소비재 생산 기업들이 직접 AI 전문 스타트업과 손을 잡거나 IT 플랫폼 기업과 협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나이키의 경우 D2C로 전환한 이후 2년내 전체 매출에서 D2C 비중이 절반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전자기업들 역시 D2C 추세에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최근 LG전자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시장 성장세를 주목하며 직접 소유, 운영하는 e스토어를 인도에 설립했다. 기존의 유통 채널과 달리 e스토어는 외부 업체에 위탁하지 않고 제품 포장부터 배송까지 LG전자가 직접 운영하고 관리한다.
이같은 시도는 LG전자가 최근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권봉석 사장이 제시한 "디지털 전환 중심의 성장과 변화를 통한 고객가치 창출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메시지와 맥을 같이 한다.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 소비자 선호도, 트렌드를 더 적극적으로 파악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매출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카카오와 같은 대형 IT 기업들도 D2C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커머스를 중심으로 캐릭터 상품 개발 역량과 오프라인 채널을 결합해 커머스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국내 유망 기업과 협업해 상품을 기획부터 생산, 유통하는 D2C 모델 등 신규 비즈니스를 본격화한다고 최근 실적발표에서 강조했다.
코트라(KOTRA)는 최근 발간한 '글로벌 기업의 코로나19 대응사례와 포스트 코로나 신전략'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소매판매점 영업이 위축됨에 따라 많은 소비재 제조업체들은 중간 유통과정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D2C 판매방식 활용을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동종, 이종 기업간 협력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