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증시 상승세에서 가장 큰 위협 요소는 미·중 긴장이나 미 의회의 정치적 갈등이 아닌 ‘기업 파산’ 물결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10일(현지 시각) 미 CNBC는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전했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

글로벌 자산운용사 핌코(Pimco)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이날 CNBC에 출연해 "시장을 탈선시키는 것은 미·중 긴장이나 정치적인 갈등이 아닌 대규모 기업 파산"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틱톡·위챗 등에 제재를 가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고, 추가 경기부양책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불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것이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러한 배경에도 미국 증시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50포인트 이상 상승했으며, S&P 500 지수 역시 지난 2월 사상 최고치 기록에서 겨우 1% 모자란 수치까지 회복했다.

엘-에리언은 각종 정치적 역풍에도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충분한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며, "시장의 흐름을 바꾼다면 그것은 대규모 기업 파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미국 대선 역시 증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7월에도 회사채 매입을 이어가며 우량채권과 정크채권을 모두 사들였으며,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약 9000만달러(약 1100억원) 정도의 대출을 실행하는 등 기업 유동성 자금 공급에 힘썼다.

앞서 엘-에리언은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 증시의 약세장을 정확히 예측했지만, 앞으로의 시장 회복 전망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파산은 단기 유동성 문제에서 장기 지불 능력 문제로 이어진다. 실업이 더 큰 문제가 될 것이고, 결국 자본 손상을 입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자본 투입도 자본 손상으로부터 시장을 도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에리언은 "기업 파산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인 경제 손상이 걱정"이라며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더라도 이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