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한 삼성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역시 갤럭시노트’라는 찬사를 보내는 이들과 함께 ‘혁신은 없고, 성능도 못한데 가격만 비싸다’라는 의견들도 IT 커뮤니티 등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제품들을 직접 리뷰한 주변 기자들의 반응도 전작인 ‘갤럭시노트10’과 달리 비판적인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특히 일반 모델의 경우 전작보다 가격은 낮췄지만 성능은 보급형 폰 수준이고, 고급형인 울트라 모델은 가격만 매우높고 디자인도 실망스럽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대신 ‘갤럭시Z폴드’ 개발에 더 심혈을 기울이며 갤럭시노트20이 마지막 노트 제품이 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옵니다. 폴더블폰에 노트 ‘S펜’이 탑재되며 갤럭시폴드 시리즈가 갤럭시노트의 자리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지난 5일 사상 처음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갤럭시 언팩 2020 현장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갤럭시Z폴드2를 소개하는 모습.

하지만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0’ 시리즈의 판매 부진을 씻기 위해선 갤럭시노트20 시리즈가 갤럭시노트10 시리즈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해야 합니다. 당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현재 초기 사전 예약 판매량은 갤럭시노트10 시리즈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갤럭시노트10 시리즈는 지난해 국내에서 11일간의 사전판매 기간 동안 130만대를 판매한 바 있습니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노트9 시리즈와 비교해 2배 이상의 판매량입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무선 시장이 위축된 것을 감안하면 갤럭시노트20 시리즈도 선방한 모습입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갤럭시노트는 고정 마니아층들이 두텁게 형성되어 있어 이번 시리즈도 나쁘지 않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첫해 판매량은 850만대로, 갤럭시노트10 시리즈 대비 약 5%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SK텔레콤 홍보모델들이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T월드 매장에서 갤럭시 노트20 5G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주로 마니아 층이 구매를 하는 예판 기간이 끝나고 정식 판매에 본격 들어가면 국내에선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통신 3사가 5G(5세대)폰 판매 보조금 경쟁을 지양하며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보조금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통신 3사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8만~24만원 수준으로 책정했습니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갤럭시S 시리즈보다 국내 판매량 비중이 높은 만큼 국내 시장 흐름이 중요합니다. 특히 북미 시장 등 선진국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회복세가 더딘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성전자는 어느때보다 더욱 셀럽 마케팅에 집중하며 국내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방탄소년단(BTS)이 협업한 ‘갤럭시S20플러스 BTS 에디션’.

먼저 ‘갤럭시S20+ BTS 에디션’으로 수 많은 ‘아미(BTS 팬)’들을 유혹했던 삼성전자는 이번에 아예 갤럭시노트20 언팩 행사에 BTS(방탄소년산)를 등장시켰습니다. 이번 언팩을 온라인으로 시청한 관객은 역대 최다인 5600만명에 달했습니다.

또 삼성전자는 언택트(비대면) 마케팅 강화를 위해 유명 연예인과 유튜버 등 셀럽들을 총동원 하는 모습입니다. 단순히 유튜버 제품 광고 리뷰를 넘어 셀럽(유명인)들의 팬심을 활용한다는 전략입니다.

(왼쪽부터) 레드벨벳 조이, 이말년, 주연.

유튜버 침착맨으로 활동 중인 유명 웹툰작가 이말년은 지난 9일 IT테크 유튜버 주연, 아이돌 레드벨벳 멤버 조이와 함께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홍보하는 영상 두개를 올렸습니다. 10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조회수 43만회를 기록 중입니다.

이어 지난 10일 오후 9시 삼성전자가 개최한 ‘갤럭시 라이브 퀴즈쇼(갤라쇼) 노트20’에서는 이들과 함께 박명수, 주호민, 테크몽 등도 참여했습니다. 갤라쇼는 인플루언서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며 제품에 대해 배우는 퀴즈 이벤트입니다. 퀴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갤럭시노트20 4대, 갤럭시버즈 라이브 20대 등을 선물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냈습니다.

KT 광고모델인 블랙핑크 제니.

갤럭시노트20 시리즈 정식 출시일인 오는 21일에는 ‘갤럭시 팬파티’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합니다. 이날 행사에는 서경환, 김희철이 MC로 참여하고 가수 윤미래, 이영지, 적재, 선미 등이 온라인 공연을 펼칠 예정입니다. 갤럭시노트20 시리즈 사전 예약을 진행 중인 통신사들도 임영웅, 블랙핑크 제니, 윤두준 등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흥행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중장년층은 애플 아이폰 대신 삼성 갤럭시를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성공을 거두기에는 부족합니다. 10대~30대 청년 세대에게 인지도 높은 셀럽들을 통해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