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영향에 대해 깊이 있는 조사 당부"
野, 섬진강 홍수 피해에 현 여당 책임론 제기
김종인 "섬진강 4대강 사업서 빠진 것 잘못"
설훈 "4대강 보 때문에 낙동강 둑 터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긴 장마와 폭우로 전국적으로 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4대강 보(洑)가 홍수 조절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야권에서 섬진강 등지 홍수 피해가 커진 것이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을 반대해 피해가 커졌다며 책임론을 제기한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50일이 넘는 사상 최장 기간의 장마에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면서 전국적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이 무엇보다 가슴 아프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에 "재난복구에는 군 인력과 장비까지 포함하여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라"면서 "이재민과 일시 대피 주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피면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와 함께 피해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데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며 '4대강 보'를 언급했다. 그는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과 함께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면서 "4대강 보가 홍수조절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했다.
미래통합당은 최근 집중호우로 섬진강 일대에서 홍수 피해가 나자 현 민주당이 야당이었던 이명박 정부 때 4대강 사업을 반대한 것이 원인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섬진강은 '한국 5대강'으로 불리지만, 환경 단체 등의 반대가 심해 4대강 사업에서 제외됐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4대강 사업 자체에 대해 여러 말이 많았다"며 "섬진강이 사업에서 빠진 것에 대해 '굉장히 다행'이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번 홍수를 겪으면서 잘못된 판단 아니었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유한국당 '4대강 보 파괴 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정진석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4대강 사업을 끝낸 후 지류·지천으로 사업을 확대했더라면 지금의 물난리를 좀 더 잘 방어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문재인 정부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4대강에 설치된 보를 때려 부수겠다고 기세가 등등하다. 참으로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 설훈 의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당이 '이명박 정부 때 섬진강도 했으면 물난리를 막았을 것'이라고 하는 등 4대 강 예찬론을 다시 끌고 오면서 수해마저 정부 비방 소재로 쓴다"고 했다. 또 "낙동강 강둑이 터진 가장 큰 이유는 4대강으로 건설한 보가 물의 흐름을 방해해 수위가 높아지면서 강 둑이 못 견딜 정도로 수압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통합당이 섬진강 등에 4대강 사업을 했다면 이번 물난리를 막았다고 주장하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며 "아직 재난은 진행 중인데 야당은 남 탓부터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