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녹십자·한미약품 실적 악화… 약 처방 줄고 해외사업 부진
만성질환치료제 중심 종근당·기술료 받은 유한양행은 나홀로 선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국내 대형·중견 제약사들의 2분기 실적이 직격탄을 맞았다.
기술료 수입이나 특정 치료제 중심의 실적이 뒷받침 되지 못한 대부분의 제약사는 수출과 해외 법인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지난해 2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 전환했다. 법적 분쟁 이슈가 있었던 제약사의 경우, 올 상반기에도 수백억원의 소송비용을 지불한 탓에 실적이 좋지 않았다.
◆코로나19·판매중지·소송 악재 마주한 韓 제약사
한미약품(128940)은 올해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4.1% 줄어든 106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북경한미약품의 실적이 크게 부진하면서 전체적인 실적 악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10% 감소한 2434억원에 그쳤다.
한미약품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2156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하고 영업이익은 188억원으로 7% 늘었지만, 해외 사업 부진의 타격으로 전체적인 실적은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북경한미약품의 2분기 매출액은 27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2% 줄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26억원에서 올해 2분기에는 111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중국 시장상황 악화로 현지사업에도 차질이 생겼다.
대웅제약(069620)은 2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2% 줄어든 2260억원에 머물렀다. 4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라니티딘 성분 알비스 잠정 판매중지 조치와 비경상적 비용인 나보타 소송비용,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나보타 해외 수출 감소 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의 경우, 라니티딘제제의 불순물 검출로 주력 제품인 '알비스'와 '알비스디'가 판매중지 되면서 매출 공백이 발생했다. 앞서 알비스와 알비스디는 작년 상반기 각각 217억원, 107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으나 고스란히 이 매출이 증발한 셈이다.
메디톡스와의 균주 출처 관련 소송비용으로 상반기에만 2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반영된 것도 실적악화를 부추겼다. 그럼에도 연구개발(R&D) 투자가 전년 대비 22.1% 늘어난 296억원을 기록하는 등 장기적인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이는 매출액 대비 13.1%에 달하는 규모다.
JW중외제약의 경우, 주요 의약품의 판매중지 처분으로 인한 손실을 입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월 메트포르민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 31개 품목에서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초과 검출돼 제조·판매 잠정 중지와 처방제한 조치를 내렸다. JW중외제약은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계열 '아나글립틴'을 결합한 '가드메트' 3종에 대한 판매중지 조치를 받았는데, 가드메트 3종은 지난해 총 97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바 있다. JW중외제약은 2분기에 4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녹십자(006280)역시 2분기 실적이 다소 주춤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2% 줄어든 156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액은 36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 늘었다. 독감 백신 수요 덕분에 내수 매출은 비교적 견고했으나, 선적 일정 변동이 있는 해외사업의 경우 2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 유한양행·종근당 홀로 선방…기술료 받고 신제품 판매 증가
유한양행(000100)은 올해 2분기 매출액이 4085억원, 영업이익은 4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14.9%, 8993% 늘었다.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이 급증한 이유는 미국 얀센바이오텍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기술료 수입 덕분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4월 기술료로 3500만달러(약 427억원)을 수령했다고 밝혔으며 이 중 대부분이 2분기 영업이익으로 잡혔다.
종근당(185750)도 코로나19 악재를 피해갔다. 2분기 영업이익이 3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9% 늘었고 매출은 3132억원으로 17.6% 증가했다. 종근당은 지속적으로 복용이 필요한 당뇨나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가 핵심 사업이라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았다.
종근당은 2분기에 케이켑·프리베나·이모튼 등 기존 의약품을 비롯해 큐시미아·네스벨 등 신제품의 판매 증가로 매출이 늘고 영업이익도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해 비대면 마케팅으로 전환하면서 판매관리비가 줄어든 효과도 봤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